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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몹이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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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8.10 14:03
최근연재일 :
2022.09.26 21:11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3,583
추천수 :
68
글자수 :
179,806

작성
22.08.29 09:11
조회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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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EP 19. 잡몹 각성하다 (4)

DUMMY

“앞으로 3분이야.”


평재 형은 차분히 방아쇠를 당기며 말했다. 호칭 정리를 끝내자마자 말부터 놓은 그였다. 지금부터 전투를 지휘하는 데에도 그게 유리했다. 나는 짐짓 호기롭게 대답했다.


<이기건 지건 3분이면 충분해요.>


그때 총에 맞았던 황태우가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모습이 보였다. 확실히 평재 형의 공격은 안 먹힌다. 믿을 건 그가 모든 여력을 쏟아부어 만든 저 기계 오우거였다. 기계 오우거의 가동시간 3분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


<다녀올게요.>


[스킬 발동 : 달빛 은신]


라이칸스로프로 변한 나와 흑, 백, 적의 몸이 조용히 어둠 속으로 스민다. 이 스킬을 사용하면 어지간한 물리력을 흘려보낼 만큼 회피력이 올라가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이미 황태우에게 손쉽게 파훼 당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황태우가 기계 오우거의 습격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를 노려야 한다.


<적, 백, 흑.>


달빛의 그림자를 벗어난 적색 갈기가 쏜살같이 달려가 황태우를 덮쳤다.


“우악.”


적의 몸통에 들이 받친 황태우가 균형을 잃은 사이 그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황태우는 어설프게 균형을 잡기보단 밀린 기세 그대로 뒤를 향해 있는 힘껏 굴렀다. 결국 둘 사이의 거리는 한참 벌어졌다.


“이 개새끼가!”


【KEY-현질】

[스킬 발동 : 초보 패키지! 3,900₩]


녀석의 몸에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전해지는 게 눈으로 보였다. 하지만 한 번 본 키 스킬이니만큼 얼마나 더 힘이 보태질지 가늠이 갔다.


-휘잉.


순간적으로 발밑에 힘을 줘 뒤로 물러났다. 내가 있던 자리에 황태우가 휘두른 맨주먹이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주먹을 휘두르며 생긴 바람으로 한쪽 벽이 무너져내렸다. 황급히 물러나는 내 모습에 녀석이 씩 웃었다.


“친구까지 사지로 끌고 왔네?”


【KEY-현질】

[스킬 발동 : 기간제 희귀 무기 구입]

[‘달밤의 성자’를 획득하셨습니다.]


다음 순간 황태우의 손에 검날이 시리도록 빛나는 장검이 나타났다. 현질 키워드 능력은 사용자가 ‘베이스’로 정한 실제 게임을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저 아이템은 나도 잘 아는 물건이다.


“죽어!”


마구잡이로 휘두른 공격이었지만, 파괴력은 무시무시했다. 분명히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가슴에 길게 생채기가 남았다. 상처는 얕았지만 순간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가슴께를 내려다보니 상처 부위에서 피거품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크르르르···.”

“역시 이게 먹히네.”


황태우가 흡족한 표정으로 ‘달밤의 성자’를 내려다봤다. 저건 은제 무기다. 모바일 게임 <프리 나이트>에서 중후반부 흡혈귀, 라이칸스로프 보스를 상대하려면 꼭 확보해야 하는 아이템이다. 당연히 매우 고가다.


황태우가 갑자기 인상을 확 구기며 칼끝을 들어 나를 가리켰다.


“너, 적어도 내가 쓴 만큼은 뱉어내야 할 거야.”


녀석이 광기 어린 괴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그때 단장실로 들어서려는 공략 단원들을 막아서고 있던 기계 오우거가 황태우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쾅.


놀랍게도 황태우는 온몸에 무게를 실어 기계 오우거의 주먹을 막아냈다.


“으···.”


건물도 무너뜨린 주먹에 황태우의 움직임도 일시적으로 멈췄다. 하지만 기계 오우거도 벌떼같이 달려드는 공략 단원들을 상대하느라 결정타를 날리지는 못하고 있었다.


-후두두둑.


“하.”

“크르르릉(망할).”


벽면을 맞추고 힘없이 떨어지는 볼트와 너트를 보고 황태우와 나는 동시에 허탈한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를 신호로 우리는 다시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이젠 정말 개싸움이다.


“이 귀찮은 똥개들 비키지 못해?”


나는 백과 적이 황태우의 주변을 어지럽게 날뛰게 만들었다. 정면으로 덤벼들었다가는 자칫 순식간에 저들을 잃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황태우가 백과 적에게 정신이 팔린 사이 나는 흑과 함께 허점을 노리고 있었다.


“크아아앙.”


순식간에 몸집을 키운 적이 ‘달밤의 성자’를 들고 있는 오른팔 쪽을 순식간에 할퀴었다. 하지만 황태우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왼쪽 팔을 휘둘러 반격했다. 서로 공격을 주고받은 형국이었다. 적은 멀찍이 날아가 버린 반면 황태우는 잠시 균형을 잃었을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지금이야, 흑!>


내 발치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흑이 황태우를 향해 뛰어올랐다. 황태우는 적과 대치하는 중에도 흑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그가 흑에게 발길질을 하려는 순간 흑이 낮게 포효하며 뭔가를 뱉어냈다. 황태우는 제대로 보지 못했겠지만, 흑이 토해낸 건 ‘성장판 리미트가 제거된 소인족 용사의 대검’이었다.


“크르르릉(죽어 봐라!)”


흑이 뱉어낸 작은 단검이 손에 감겼다는 느낌이 들자마자, 나는 그것을 들고 있는 힘껏 횡으로 내려그었다. 단검은 낙하하는 동안에 대검으로 변해 있었고, 무기를 제대로 보지도 못한 황태우는 대처하지 못했다. 검날은 황태우의 오른쪽 어깨를 깊이 파고들었다.


“으윽.”

“단장!”


황태우는그대로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문밖에서는 오우거와 대치하던 단원들이 방으로 들어오기 위해 아우성치고 있었다. 서둘러 마무리하기 위해 다시 대검을 횡으로 길게 그었다.


-챙.


금속성의 소리가 들려왔다. 녀석은 달밤의 성자를 제 머리께로 들어올려 공격을 막아냈다.


“게, 게이트 몬스터가 아이템을 사용한다고? 듣도 보도 못한···.”


황태우의 목소리는 분노와 당혹감으로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당황스럽긴 나도 마찬가지였다. 준비해 온 수가 바닥났기 때문이었다. 그때 평재 형이 만들어준 게이트 몬스터용 통신단말로 소리가 들려왔다. 육성은 물론 게이트 몬스터의 대화 방법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장치였다.


-20.


<뭐가 20이에요?!>


-19. 기계 오우거의 남은 가동시간이 19, 아니 17초. 그냥 빠져, 지금이 아니면 도망도 못 가.


시간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황태우도 부상이 심각하다. 여기에서 물러날 수는 없다. 나는 대검을 고쳐잡고 그를 향해 있는 힘껏 휘둘렀다. 깡깡. 하지만 황태우도 안간힘을 써서 공격을 막아내고 있었다. 이해득실 따위는 따지지 않고 남은 힘을 전부 짜내서 저항하고 있었다.


【KEY-현질】

[스킬 발동 : 긴급회복 1000 마일리지]


녀석은 계속 회복 스킬을 사용했다. 즉시 시전이 아니라서 꺼져가는 기력을 되찾는 정도였지만, 효율이 떨어지는 스킬을 남발할 만큼 녀석도 절박했다. 녀석은 오우거에게 막혀 접근하지 못하는 단원들에게 발작적으로 불호령을 내렸다.


“어서···빨리 와서 이놈을 떼어내!”


기계 오우거가 그 말에 콧방귀라도 뀌듯 다시 한번 거세게 주먹을 휘둘렀다. 건물이 한 번 휘청이더니 공략 단원들이 욕지기를 내뱉으며 물러났다.


하지만 나도 나대로 마음이 조급해졌다.


'좀 포기해라!'


녀석이 자꾸 버티는 데다 공략 단원들이 지척까지 다가오니 적을 앞에 두고 헛손질까지 해댔다.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속절없이 가고 있었다.


평재 형의 목소리가 더 긴박해졌다.


-13, 12···. 시간 없어, 거기에서 나와!


지금 물러나면 뒤를 장담할 수 없다. 이쪽도 가진 패를 다 썼다. 갑작스러운 기습은 이제 안 먹힐 것이다. 이대로 뒤를 밟혀 바리 오피스텔이 습격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면 내 안위는 둘째치고 ‘리젠’이 모두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그럴 순 없어!>


그때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터무니없는 생각이라 확신은 들지 않았지만 어차피 지금은 밑져야 본전이었다.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KEY-LOCK】


다음 순간 손 안에 무언가 만져진다. 따듯한 감촉과 함께 손에 들어온 것은 열쇠고리다. 살펴 볼 여력은 없었지만, 거기엔 단호한 필체로 ‘LOCK’이라고 적혀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 열쇠고리에 여러 열쇠가 걸리겠지만, 지금 손에 잡히는 건 하나. 열쇠에 적힌 글귀를 조용히 뇌까린다.


[스킬 발동 : 자물쇠]


심연에서 솟아올라 열쇠로 발출된 힘은 분명하게 한 방향으로 쏘아진다. 금빛 빛줄기는 무릎을 꿇은 채 필사의 방어에 여념 없는 황태우의 온몸으로 투사된다. 순간 녀석이 경련하는 듯 보이지만 착각이다. 황태우의 몸을 떠받치던 ‘초보 패키지’의 힘이 사라진 것 뿐이다.


[‘자물쇠’ 스킬이 황태우의 키워드를 2초간 제약합니다.]


“아···이게 뭐야. 힘이···.”


그 개, 스킬을 잠가둔 게 아니었구나.


'내 스킬이 잠금 기능이었어.'


아무리 공격해도 끄떡없을 것 같던 황태우의 팔이 다음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힘없이 아래로 내려갔다. 2초면 충분하지. 나는 가드가 완전히 비어버린 녀석의 목을 향해 대검을 있는 힘껏 그었다.


은빛과 붉은빛이 섞인 황태우의 열쇠가 굴러떨어졌다. 황태우의 고개가 꺾이는 순간 열쇠가 산산이 조각났다. 공략의 아지트에는 잠시 정적이 감돌았다. 곧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욕설들.


“단장!”

“저놈이 단장을···.”

“앞에 뭐해 얼른 길 열어!”


곧 자경단원들이 만들어낸 소음을 밀어내고 알림음이 들려왔다.


-[프리나이트 탑랭커] 황태우를 해치웠습니다. 황태우가 당신에게 원한을 품습니다.


[게이트몬스터 : S-103. 라이칸스로프]


【분류】 잡몹 조장

【숙주】 no. 683 안현중

【등급】 중급

【원한】 [3/5]

【스킬】 제법 쓸만한 눈 LV. 8 제법 쓸만한 귀 LV. 8 제법 쓸만한 코 LV. 8 제법 쓸만한 이빨 LV. 8 제법 쓸만한 발톱 LV. 8 알파의 자격 LV. 8 달빛 은신 LV. 5

【착용 아이템】 변덕을 즐기는 이의 가호, 성장판 리미트가 제거된 소인족 용사의 갑옷, 성장판 리미트가 제거된 소인족 용사의 대검


온몸에 힘이 느껴진다. 락스미스의 힘이 내적 고양감을 줬다면 라이칸스로프의 원한 수치와 패시브스킬이 올랐을 때는 근육의 충만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힘에 도취된 것도 잠시. 통신 장치 너머로 평재 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기계 오우거는 움직일 수 없어. 하지만 내가 소환을 해제하기 전까진 거기에 그대로 있을 거야. 무슨 뜻인지 알지? 녀석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거길 나와.


나도 모르게 곁눈질로 기계 오우거를 바라봤다. 움직임이 멈춘 상태임이 분명했지만, 공략 단원들은 아직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었는데···. 그때 기계 오우거의 등 뒤에 가려진 사람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도쟁이···.’


전에 쓰러트린 도쟁이가 분명했다. 기계 오우거의 습격에 휘말려 처음부터 쓰러져 있던 것 같았다. 그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놈들에게 내 말을 전해줘요.>


-뭐?


<시간 없으니까 얼른>


내 다급한 요청에 평재 형이 순순히 음성 장치를 공략 단원들을 향해 개방했다.


-그래, 하고 싶은 말은?


말을 고를 시간이 없었다. 나는 가장 먼저 생각나는 말을 여과없이 뱉었다.


“잔챙이들아.”


통신 장치 너머에서 상황에 맞지 않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나도 이런 낯간지러운 말은 하기 싫다고. 얼굴이 주체할 수 없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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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P 27. 데스나이트 서태상 (4) 22.09.12 40 1 11쪽
26 EP 26. 데스나이트 서태상 (3) 22.09.08 40 1 10쪽
25 EP 25. 데스나이트 서태상 (2) 22.09.07 41 1 11쪽
24 EP 24. 데스나이트 서태상 (1) 22.09.04 44 1 12쪽
23 EP 23. 때론 사냥감도 사냥에 나선다 (3) 22.09.02 4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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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P 21. 때론 사냥감도 사냥에 나선다 (1) 22.08.31 61 1 13쪽
20 EP 20. 잡몹 각성하다 (5) 22.08.30 61 2 12쪽
» EP 19. 잡몹 각성하다 (4) 22.08.29 69 2 12쪽
18 EP 18. 잡몹 각성하다 (3) 22.08.28 69 2 12쪽
17 EP 17. 잡몹 각성하다 (2) 22.08.22 67 2 10쪽
16 EP 16. 잡몹 각성하다 (1) 22.08.19 79 2 11쪽
15 EP 15. 잡몹 아지트 '리젠' (4) 22.08.18 82 2 10쪽
14 EP 14. 잡몹 아지트 '리젠' (3) 22.08.17 84 2 11쪽
13 EP 13. 잡몹 아지트 '리젠' (2) 22.08.16 92 2 11쪽
12 EP 12. 잡몹 아지트 '리젠' (1) 22.08.15 9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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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P 09. 잡몹들의 목숨 건 어그로 (3) 22.08.13 12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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