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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몹이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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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8.10 14:03
최근연재일 :
2022.09.26 21:11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3,573
추천수 :
68
글자수 :
179,806

작성
22.08.1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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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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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EP 07. 잡몹들의 목숨 건 어그로 (1)

DUMMY

방랑자 왕 핸드바스타즈 18세.


미믹은 집요하게 자신을 불러대는 자의 긴 이름을 이렇게 기억했다. 눈먼용 바이자르의 여러 게이트키퍼 중 하나겠지. 어쨌든 그의 부름에 미믹은 빠르게 자제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제···못 견디겠어요. 나를 부르고 있어요.>


미믹을 제압했던 유경수가 무력화된 순간부터 게이트키퍼의 구속력이 돌아온 거였다. 그건 그녀를 구속한 게이트가 여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가야 해요.>

<어디요, 게이트가 어디에 있는데요?>


대꾸 없이 문을 박차고 나가려는 미믹을 간신히 붙잡았지만, 그냥 막는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나도 게이트키퍼 모놀린의 부름에 속절없이 끌려갈 뻔하지 않았나. 이 목걸이가 아니었다면 이성을 잃고, 유경수 같은 놈들한테 사냥당하고 있었을 테지.


나는 미믹을 마치 인형처럼 품에 안은 채 말했다.


<같이 가요.>

<네?>


지금 내게 가장 급한 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내는 거였다. 처음에는 내가 잡몹이 된 남양주로 가볼까 생각했다. 하지만 목걸이의 효능을 믿을 수 없는 상태에서 나를 구속하는 게이트키퍼에게 스스로 들어가는 건 위험한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미믹이 잡몹이 된 이유를 살펴보면 내게도 큰 도움이 될 거였다. 게다가···.


<아까 같은 일은 없게 할 테니 걱정 마요.>


유경수가 잡몹들을 무참하게 살해하던 모습이 여전히 눈에 선했다. 그런 건 그냥 얼렁뚱땅 잊을 수 있는 기억이 아니다. 지금 난 인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아까는 그 이상으로 라이칸스로프가 되길 바랐다. 힘이 있었더라면, 유경수를 저지할 수 있었을 텐데.


똑같은 후회를 하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했다. 서둘러 스킬을 발동했다.


[스킬 발동 : 달빛 은신]

[‘미믹’이 달빛에 숨어듭니다.]


아까와는 메시지가 달라졌다. 혹시···. 나는 미믹과 함께 거울 앞에 섰다. 거울에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았다. 라이칸스로프의 몸뿐 아니라 작은 아이스박스 크기의 낡은 상자도. 미믹을 바닥에 두고 뒤로 조금 물러나자, 거울 속에서 미믹의 형체가 다시 드러났다.


역시 그냥 은신이 아니었다. 나와 접촉하거나 가까이 있는 존재와 함께 은신할 수 있는 스킬이었다. 갑자기 마음이 든든해졌다. 그리고 다행히 우리가 가야 할 곳도 정해져 있었다. 나는 미믹에게 나지막이 말했다.


<일단 부르는 대로 따라가요. 저항하지 말고.>


미믹을 품에 안은 채 어두운 밤거리를 달렸다.


<오른쪽. 왼쪽. 쭈욱.>


미믹이 가리키는 대로 달리면서 나도 계속 질문을 던졌다. 우리 목적지를 정확히 알아내려는 것이었지만, 미믹이 정신을 완전히 잃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름이 뭐예요?>


미믹은 쉽사리 제 이름도 떠올리지 못했다. 이러다가 완전히 이성을 잃고 게이트 몬스터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다행스러운 건 게이트키퍼에게 다가갈수록 기억력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는 거였다.


성동구 경계에 들어섰을 즈음 미믹이 말했다.


<이서영···이었습니다. 그런 이름이었네요.>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서영 씨, 제 생각엔 게이트와 가까운 편의점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편의점이요?>

<서영 씨가 거기에서 일하고 있었을 거예요.>


사실 아까부터 동선에 있는 편의점이란 편의점은 전부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 편의점이 있을 거고, 이서영이 거기에서 일했으리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때 이서영이 혼자서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얼른 교대해줘야 해요. 다음 근무자가 좀 괴팍한 오빠거든요.>


이서영의 기억이 윤곽을 갖춰가는 것과 비례해서, 주변의 분위기도 점점 삭막해졌다. 무심코 골목에 들어섰을 때, 갑자기 날아온 칼날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 시멘트벽에 꽂혔다.


“멍청아, 그거 하나 제대로 못 던지냐. 얼른 마무리하고 가자.”


다행히 나를 발견하고 공격해 온 건 아니었다. 대신 그곳에서는 잔인한 ‘해체 쇼’가 벌어지는 중이었다. 락스미스 두 명이 무리에서 떨어진 리자드맨을 잔인하게 공격했다. 저항할 의지를 상실한 리자드맨은 다행히 ‘잡몹’은 아니었다.


놈을 칼로 난도질하던 젊은 남자가 말했다.


“가만히 있어 봐. 이스트에그가 있다잖아.”

“이게 무슨 게임이냐, 넌 그 등신 말을 믿어?”

“등신이라니, 그래도 우리 대장인데.”


나는 숨을 죽인 채 서둘러 그들의 곁을 빠져나갔다. 저들은 자경단원이다. 시윤이는 그들을 ‘운이 좋게 열쇠를 구하지 못했다면 아무것도 못 했을 얼간이들.’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저 얼간이들은 숫자가 많았다. 많게는 수백 명이 소속된 자경단도 있다고 들었다.


다행히 이 얼간이들은 내 기척을 눈치채지 못했다.


<거의 다 왔어요. 공원 옆.>


이서영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기억이 거의 돌아온 것 같았다. 가로등 불빛 하나만 간신히 켜져 있는 도시공원 옆에 반쯤 무너진 건물이 보였다. 부서진 프랜차이즈 편의점 간판이 보였다.


<저기에서 날 부르고 있어요.>


이서영이 말한 곳에는 파편 더미가 가득 쌓여 있다. 나는 이서영을 내려놓고 벽돌과 콘크리트 따위를 치워냈다. 패시브 스킬로 몇 배는 ‘쓸만해 진’ 라이칸스로프의 몸이라 어렵지 않았다. 곧 그 아래에서 익숙한 물건이 드러났다. 나도 예전 편의점에서 일할 때 숱하게 여닫던 물건.


<금전출납기?>


평범한 금전출납기였다. ‘방랑자 왕 핸드바스타즈 18세’를 찾아야 하는데 대체 여기엔 왜.


<거기에서···.>


갑작스러운 침묵. 뒤를 돌아봤을 때 이서영은 말없이 나를 보고 있었다. 저건 그냥 말이 멈춘 게 아니라 이서영의 의식이 완전히 침잠해버리는 과정처럼 보였다.


<서영 씨?>


이서영은 대꾸가 없었다.더구나 곧 그 자리에서 맴을 돌기 시작했다. 마치 상처 입은 동물들의 정형행동 같았다. 하지만 곧 저게 게이트 몬스터 특유의 ‘로밍’이라는 걸 어렵잖게 알 수 있었다.


<서영 씨, 정신 차려요!>


이렇게 된 이상 일단 강제로라도 집으로 데려가고 나중에 돌아오는 게 낫겠다. 이서영을 붙잡으려고 손을 뻗었을 때였다.


【KEY-존버가 답이다】

[스킬 발동 : 수직상승!]


키 스킬이 발동되는 걸 감지하자마자 바로 고개를 돌렸지만, 피할 새도 없이 붉은 화살표 모양 에너지 덩어리가 가슴팍에 꽂혔다.


“커어엉.”


갑작스러운 공격에 너무 놀라 그만 꼴사나운 소리를 내고 말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타격은 크지 않았다. 그저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랐을 뿐이었다. 패시브스킬이 연이어 올라간 만큼 맷집이 비약적으로 강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은신이 풀렸다는 것도 잊고, 너무 방심했어.’


그때 어둠 속에서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저런 거 본 적 있냐? 라이칸스로프네.”

“뭔 상관이야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KEY-외로운 사내의 길】

[스킬 발동 : 광마쾌검狂魔快劍]


수십 개의 커터칼이 밤공기를 뚫고 날아왔다. 대부분은 피하고 쳐냈지만, 몇 개는 별수 없이 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코인과 중2병이라. 골치 아픈 놈들에게 걸렸다. 거기엔 그 외에도 세 명이 더 있었다. 아까 그 자경단원 놈들이구나.


“크르릉.”


‘툭’


자경단원들에게 달려들려던 찰나에 뭔가가 날아와 등을 때렸다. 뒤를 돌아보니 이서영이 입(상자 뚜껑)을 벌리고 동전 하나를 뱉어냈다. 이미 얼굴에 맞은 동전은 천천히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건 침인가···‘.


‘돌아버리겠네! 아주.’


자제력을 완전히 잃은 이서영은 나를 게이트몬스터로 보지 않고, 적으로 인식했다. 락스미스와 게이트몬스터 사이에 끼어버린 셈이었다. 우선 저 자경단원들부터 빨리 해치워야 승산이 있다.


【KEY-존버가 답이다】

[스킬 발동 : 익절 또 익절!]


‘그래, 많이 버텨라.’


코인 계열 키 스킬 보유자는 그 수가 가장 많다. 그래서 어중이떠중이도 많았다. 다행히 이놈은 어중이나 떠중이였다. 나는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동전 모양의 에너지 덩어리를 여유있게 피해냈다.


그러고 보니 앞뒤에서 돈 자랑을!


“크르르릉(흑, 백, 적!)”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콤비 플레이. 적은 나타나자마자 비대해진 몸으로 중2병 녀석을 깔아뭉갰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순간적으로 달려가 발버둥을 치는 중2병의 가슴을 발톱으로 꿰뚫었다.


-[중2병 721] 한태호를 해치웠습니다. 한태호가 당신에게 원한을 품습니다.

-원한 수치가 상승했습니다.


정말 콜사인이 중2병이었어? 이런 놈이 최소 721명이나 되다니.


흑과 백은 나머지 자경단원들의 사이를 뛰어다니며 적진을 교란하고 있었다. 자경단원들은 흑과 백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해 서로 공격하기도 하면서 소란을 피웠다. 저런 실력으로 겁대가리 없이 최전선까지 오다니. 진짜 게이트 몬스터는 사람을 찢는다고. 멍청이들아.


‘진짜 몬스터?’


그러고보니 알파의 자격 레벨이 올랐지. 이 근처에는 몬스터가 우글우글할 테고.


[스킬 발동 : 알파의 자격]

[알파의 자격 : 당신은 트롤 알파의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알파의 자격 : 오우거가 당신의 자격에 의심을 품습니다.]

[알파의 자격 : 와이번이 당신의 자격 행세에 불편함을 느낍니다.]


연이은 알림음에 간담이 서늘해졌다. 나는 아주 흉악한 놈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런데 반응에 온도 차가 있군. 와이번은 확실히 나를 아래로 보는 거고. 오우거나 트롤은 긴가민가 한다는 건가. 이 스킬은 당분간은 레이더처럼 써야 할 것 같았다.


강한 게이트 몬스터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걸 알고나니 마음이 급해졌다. 속전속결로 상황을 마무리하기 위해 적의 허리에 올라탄 채 흑과 백에게 합류했다. 그러자 오합지졸 자경단원들은 순식간에 쓰러졌다.


-···가 당신에게 원한을 품습니다.

-원한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5/5]

-스킬을 강화하겠습니까. [Y/N]


[게이트몬스터 : S-103. 라이칸스로프]


【분류】 잡몹

【숙주】 no. 683 안현중

【등급】 일반

【원한】 [5/5]

【스킬】 제법 쓸만한 눈 LV. 5 제법 쓸만한 귀 LV. 5 제법 쓸만한 코 LV. 5 제법 쓸만한 이빨 LV. 5 제법 쓸만한 발톱 LV. 5 알파의 자격 LV. 5 달빛 은신 LV. 2

【착용 아이템】 변덕을 즐기는 이의 가호


확실히 원한 레벨이 오르는 데까지 필요한 원한 수치가 늘어난 거 같았다. 벌써 쓰러트린 락스미스가 대체 몇인데. 하나, 둘···넷? 한 놈이 없었다. 그때 등 뒤에서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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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P 31. 맨손의 마녀, 강시윤 (3) 22.09.18 35 0 11쪽
30 EP 30. 맨손의 마녀, 강시윤 (2) 22.09.16 33 0 11쪽
29 EP 29. 맨손의 마녀, 강시윤 (1) 22.09.15 35 0 10쪽
28 EP 28. 데스나이트 서태상 (5) 22.09.13 38 0 11쪽
27 EP 27. 데스나이트 서태상 (4) 22.09.12 40 1 11쪽
26 EP 26. 데스나이트 서태상 (3) 22.09.08 40 1 10쪽
25 EP 25. 데스나이트 서태상 (2) 22.09.07 41 1 11쪽
24 EP 24. 데스나이트 서태상 (1) 22.09.04 44 1 12쪽
23 EP 23. 때론 사냥감도 사냥에 나선다 (3) 22.09.02 48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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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EP 21. 때론 사냥감도 사냥에 나선다 (1) 22.08.31 61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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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P 19. 잡몹 각성하다 (4) 22.08.29 68 2 12쪽
18 EP 18. 잡몹 각성하다 (3) 22.08.28 68 2 12쪽
17 EP 17. 잡몹 각성하다 (2) 22.08.22 66 2 10쪽
16 EP 16. 잡몹 각성하다 (1) 22.08.19 79 2 11쪽
15 EP 15. 잡몹 아지트 '리젠' (4) 22.08.18 82 2 10쪽
14 EP 14. 잡몹 아지트 '리젠' (3) 22.08.17 83 2 11쪽
13 EP 13. 잡몹 아지트 '리젠' (2) 22.08.16 92 2 11쪽
12 EP 12. 잡몹 아지트 '리젠' (1) 22.08.15 9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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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P 10. 잡몹들의 목숨 건 어그로 (4) 22.08.14 101 3 11쪽
9 EP 09. 잡몹들의 목숨 건 어그로 (3) 22.08.13 127 2 11쪽
8 EP 08. 잡몹들의 목숨 건 어그로 (2) 22.08.13 159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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