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21narcissos 님의 서재입니다.

표지

독점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6,373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8.16 21:00
조회
86
추천
0
글자
12쪽

91화. 혼자 남겨지다. (4)

DUMMY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미려의 얼굴이 잊힐까? 눈과 손으로 조심스레 미려의 얼굴을 매만지던 강수의 두 눈에서 더는 말라서 나오지 않을 것 같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더는 살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대로 의미 없이 죽기 또한 싫어졌다. 누나에게 당당하고 싶다. 그리고 다시는 잃지 않으리라. 사랑하는 이를···.”


조심스레 미려의 시신을 들고 일어난 강수가 그동안 이곳에서 죽은 이들과 이별했던 장소인 숲 안쪽에 미려를 내려놓는다.


“누나 조금만 기다려. 금방 갔다 올게. 알았지?”


방긋! 미소 짓고는 일어나 현무진인과 마검이 서 있는 곳을 향해 한 발작 한 발짝 깊은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간다.


“혼자 남겠습니다. 그리고 후회를 남기지 않겠습니다. 두 분 사부님. 그리고 지금까지 모자란 저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을 마친 강수가 눈물이 나오려는 걸 꾹 참고 현무진인과 마검에게 아홉 번의 절을 한다.

강수를 흐뭇한 듯 바라보는 마검과 현무진인.

아홉 번의 절이 끝나자, 현무진인이 먼저 입을 연다.


“잘 결정하였구나. 그럼 나와 마검이 갈 때까지 뒤로 물러나 서 있거라. 그리고 마신과 싸움은 단 한 번뿐이니 잘 판단하고 되었다 싶을 때 나서거라. 알겠느냐?”

“네 사부님.”

“그래 그럼 나중에 보자 꾸나.”


한 발 앞으로 나선 현무진인이 마신에게 걸어가고 옆에 있던 마검이 걸음을 옮기려다 강수를 바라보며 툭! 말을 건넨다.


“네가 나의 제자라는 것이 좋았단다. 하∼”


천천히 뒤돌아서는 마검, 짧은 한숨과 함께 현무진인의 뒤를 따라 마신에게 걸어간다.

마검의 말에 강수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저벅! 마검이 옆에 멈춰서자 현무진인이 마검을 보며 빙그레 미소 짓는다.


“즐거웠네.”

“나도 즐거웠다.”


미소를 지으며 스르렁! 동시에 두 사람이 검을 뽑아 든다.


“좋구나. 그래 그래야지. 난 또 그냥 죽여달라는 줄 알고 실망할 뻔했지 않은가. 크크크! 와라. 와서 나에게 너희들의 펄떡이는 심장을 바쳐라.”


웅! 웅! 두 개의 검이 움직인다.

그 어떤 초식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하지만 두 개의 검은 더 나아가지 못하고 번번이 마신의 양손에 막히길 수백 번, 분명 지칠 만도 한데 마검과 현무진인의 검은 전혀 지친 기색도 없이 마신의 몸에 작은 흠집이라도 내기 위해 움직이고 또 움직인다.

하루가 가고 다시 뜬 붉은 달이 지평선 너머에 걸려 조금씩 힘을 잃어갈 때 무슨 일인지 마검의 검이 울기 시작한다.


웅!


은은하게 빛나는 마검의 검을 본 마신 하데스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으며 한 발 뒤로 물러선다.


“오∼ 싸우면서 발전한다. 역시 인간은 창조주의 산물이란 말인가. 흥! 부럽군.”

“축하하네.”


현무진인이 마검의 옆으로 다가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자 살짝 고개를 끄덕인 마검이 주위를 돌아본다.


“하∼ 이것이 현경의 경지란 말인가? 아름답구나.”


피식! 입꼬리를 말아 올리곤 검을 들어 보인다.


“잘하면 흉내 정도는 낼 수도 있겠군. 강수야! 지금부터 내가 펼치는 검을 잘 보아라. 그리고 네가 익힐 천마신공의 검법과 비교해 보거라. 알겠느냐?”

“네. 사부님.”


강수의 대답과 동시에 은은히 빛나는 마검의 눈에 현무진인이 비친다.


“혼자 싸우고 싶다. 잠시만 기다려 주지 않겠나?”

“자네는 끝까지 이기적이군. 알았네. 그렇게 하게.”

“고맙다.”


저벅! 저벅! 무표정한 얼굴을 한 마검이 마신에게 걸어가고 이를 씁쓸한 표정의 현무진인과 흐르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눈을 부릅뜬 강수가 바라본다.

마신과의 거리가 오장(15m)정도에 이르자 마검이 걸음을 멈추고 검을 옆으로 축 늘어트리고 선다.


“뭐지? 혼자 싸우겠다는 건가? 둘이서도···.”


마신 하데스가 말을 멈추곤 잠시 손을 들어 가슴을 매만진다.

“왜? 나의 심장이 떨려오는 거지? 뭔가 있구나! 그래 와라. 얼마든지 상대해주마. 크크크!”


하얀 이를 드러낸 마신 하데스와 마검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흐르다 어느 순간 없던 바람이 불어와 마검의 옷깃을 간지럽힌다.

갸웃 마신의 고개가 기운다.

분명 자신이 만든 바람이 아니기에.


우두둑!


소리와 함께 마검의 팔과 온몸의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이마엔 땀방울이 그렁그렁 맺혀 주르륵! 흘러내린다.


‘뭐지? 뭐를 준비하는 거지?’


긴장한 듯 자신도 모르게 마신 하데스가 양손을 들어 심장을 보호하듯 막아선다.


화르륵!


마검 주위로 부는 바람에 마검이 입고 있던 옷이 가루가 되어 흩날리고 이내 흩날리는 바람에 검이 움직인다. 바람을 타고.


“어찌 인간이 신의 검을 펼치는 것이냐? 말도 안 돼. 이건···.”


실바람이 분다.

살랑! 살랑! 부는 실바람에 마신의 옷이 햇살에 눈이 녹듯 사라지고 이내 드러난 마신의 몸엔 붉은색 실선이 수없이 그어져 마신이 숨을 쉴 때마다 마치 물고기의 비늘처럼 드러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저것이 현경의 경지란 말인가? 부럽구나. 부러워.”


부러움에 마검을 쳐다보던 현무진인, 하지만 곧 아무런 변화 없이 담담하게 서 있는 마신의 모습에 마검의 검이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했음을 깨닫고는 짧은 한숨을 내쉰다.


“하∼”


마검 또한 이를 느꼈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마신을 노려본다.


“역시 신은 신인가 보구나. 아무런 타격도 입지 않는 것을 보니.”

“아니다. 내가 아마 그저 그런 신이었다면 분명 나 또한 타격을 입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저 그런 신이 아니거든. 하여간 훌륭했다. 나에게 상처를 입힌 첫 인간이여.”

“그런가. 처음이라니 나쁘지 않군. 가져가라. 난 더는 싸울 힘이 없으니. 나의 심장은 이제 너의 것이다.”


마검이 두 팔을 벌리고 선다.


“그러지.” 저벅! 저벅!


한 발 한 발 마검에게 걸어가는 마신 하데스, 걸음을 멈춤과 동시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마검의 가슴에 손을 찔러넣는다.


퍽! “안돼!”


강수의 외침과 함께 거칠게 뛰는 마검의 심장을 꺼내 든 마신 하데스가 뒤로 한 발 물러서 현무진인을 본다.


“잠시만 기다려 주면 좋겠는데. 가능하겠지?”

“그러시지요. 저도 친구를 뉘고 와야 하니까요.”


현무진인이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죽은 마검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양손으로 들어 미려의 시신이 누워있는 숲으로 향한다.

그리고 잠시 숲에서 나온 현무진인이 아직도 훌쩍이는 강수를 향해 걸어간다.


“잘 보았느냐? 마검 사부님의 마지막 검을.”

“네 보았습니다.”

“그럼 되었다. 눈물을 거두거라.”


고개를 든 현무진인이 푸른 달을 바라보며 왠지 싫지 않은 한숨을 내쉰다.


‘하∼ 당신은 마지막으로 가면서도 나를 이리 괴롭히는군요. 자∼ 보자 그럼 나는 강수에게 무엇을 보여줘야 한단 말인가? 하∼ 어렵구나. 어려워···.’


일각(1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마검의 심장을 다 먹은 마신 하데스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아직도 피가 뚝뚝 떨어지는 손을 핥는다.

아쉬움에 선 듯 앞으로 나서지 못한 채.


‘이제 둘 뿐이군. 다시 무료해지는 건가? 싫구나. 이전으로 돌아가기가···. 중간계로 갈 수만 있다면 이런 고민도 하지 않을 텐데. 하∼ 지겹구나! 이곳 지옥의 끝에 존재하여야 한다는 사실이···. 이제 어떻게 한다. 하긴 어차피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것인가? 즐겁구나.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크크크!’


미소를 짓던 마신 하데스가 슬쩍 시선을 돌리다 자신을 바라보는 현무진인과 눈이 마주치자 마검 때와 마찬가지로 묘한 떨림이 온몸을 휘감는다.


“좋구나. 하지만 너무 아쉽구나. 죽여야 한다는 것이.”


저벅! 한발 현무진인에게 다가선다.

마신이 움직이자 지금까지 생각을 정리하며 서 있던 현무진인의 시선이 강수에게 향한다.


“강수야! 이 못난 사부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마검 사부와 같이 너에게 보여줄 것이 없구나. 하나 나 또한 최선을 다할 테니 너무 나무라지는 말거라. 그럼 나중에 보자꾸나.”


언제나처럼 미소를 지어 보이곤 한 발 마신을 향해 걸어가는 현무진인의 발끝엔 그 어떤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는다.

점점 멀어지는 현무진인을 보는 강수의 두 눈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사부님의 모습 제자 절대로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제발! 제발···. 살아 돌아와 주십시오. 저를 혼자 있게 하지 마시고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발···.”


부질없다는 것을 알지만, 현무진인을 그냥 보낼 수 없기에 강수가 투정을 부리듯 울부짖는다.

그러다 현무진인이 멈춰서자 더는 사부님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어금니를 꽉! 깨물곤 눈물을 닦는다.


스르렁!


현무진인의 검이 맑은 울음을 터트리며 검집에서 나온다.

아무런 기를 담고 있지 않은 검, 그 자체로 유유히 물이 흐르듯 움직인다.

마신의 목을 향해.


“흥!”


어이없는지 콧방귀를 뀐 마신 하데스가 목을 향해 다가오는 현무진인의 검을 쳐내려 손을 뻗어보지만 이내 검과 닿은 손이 쓱! 베이자 깜짝 놀라 빠르게 뒤로 물러나 녹색 피가 흐르는 손을 내려다본다.


“어떻게 한 것이냐?”

“검에 저를 담았을 뿐입니다.”

“검에 자신을 담는다. 어찌 인간이 자꾸 신의 영역에 발을 디디려 하는 것이냐?”

“인간이니까요.”

“그런가? 하긴 그렇구나. 인간은 창조주가 직접 자기 손으로 만들었느니, 신의 영역에 발을 디딜 수도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하 재밌구나. 재미있어.”


베인 손을 다른 손으로 살며시 문지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갈라졌던 손이 말끔히 아문다.


“역시 신이란 말인가?”


혼잣말을 중얼거린 현무진인이 가볍게 검을 잡아 옆으로 자연스레 늘어트린다.

그 순간 마신의 모습이 처음으로 현무진인의 눈앞에서 사라진다.

당황할 법도 한데,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늘어트린 검을 천천히 들어 올려 휘감아 돌린다.

그런 현무진인의 주위로 불꽃이 인다.

현무진인의 검은 항상 똑같이 가장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이 흐르고 또 흐를 뿐, 막힘이 없다.

즐거운 것일까? 마신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크크크! 크크크!”


하지만 현무진인의 얼굴엔 조금씩 지친 기색이 어리고 이마엔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현무진인의 검이 멈춘다.


“하∼”


거친 숨과 함께


“역시 인간이 신을 상대하기란 불가능한 것인가?”


자조 섞인 물음을 던져보지만, 답은 없다.

단지 마신의 손이 가슴을 향해 뻗어 올뿐.

현무진인은 바라볼 뿐 피하지 않는다.

강수에게 모두 보여주었기에 더는 삶을 이어나가야 할 의미 또한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이제는 쉴 수 있다는 생각에 미소를 짓는다.

편안한 미소를.


퍽! “안돼! 사부님! 사부님!”


강수의 외침이 울려 퍼지고 언제나처럼 마신은 현무진인의 심장을 들고 돌아선다.


“언제든 와라. 기다릴 것이다. 알겠느냐? 인간.”

“그래 기다려라. 악마야. 내 너의 심장을 가를 것이니. 으∼악.”


악을 쓰며 울부짖는 강수를 뒤로하고 마신은 조용히 오두막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쿵!


혼자다.

아무도 없다.

강수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불안과 혼자라는 공포가 순식간에 강수의 뇌리를 휘감는다.

부들부들 떨려오는 강수의 몸,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헉! 헉!”


거칠게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강수, 다리를 감싸 안고 머리를 가슴에 묻는다.


“누나 나 이제 어떡해? 누나 보고 싶어. 누나···. 나도 데리고 가지 왜? 왜? 나만 남겨둔 거야. 누나. 누나!”


꼭 감은 강수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시즌1 현세와 마계의 이야기를 마치며. 22.08.25 44 0 -
98 98화. 이곳은 어디지? 22.08.24 70 0 18쪽
97 97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6) 22.08.23 66 1 12쪽
96 96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5) 22.08.22 70 0 10쪽
95 95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4) 22.08.20 82 0 12쪽
94 94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3) 22.08.19 78 0 11쪽
93 93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2) 22.08.18 76 2 9쪽
92 92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1) 22.08.17 83 0 9쪽
» 91화. 혼자 남겨지다. (4) 22.08.16 87 0 12쪽
90 90화. 혼자 남겨지다. (3) 22.08.15 82 0 16쪽
89 89화. 혼자 남겨지다. (2) 22.08.13 88 0 9쪽
88 88화. 혼자 남겨지다. (1) 22.08.12 95 0 12쪽
87 87화. 생과 사 그리고 마신 하데스(Hades). (2) 22.08.11 97 0 16쪽
86 86화. 생과 사 그리고 마신 하데스(Hades). (1) 22.08.10 94 1 11쪽
85 85화. 이별. +2 22.08.09 107 1 17쪽
84 84화. 깨어나다. (2) 22.08.08 104 1 9쪽
83 83화. 깨어나다. (1) 22.08.06 98 1 9쪽
82 82화. 헤어짐의 시작. (3) 22.08.05 96 1 10쪽
81 81화. 헤어짐의 시작. (2) 22.08.04 105 0 13쪽
80 80화. 헤어짐의 시작. (1) 22.08.03 108 0 12쪽
79 79화. 인연(因緣). (2-3) 22.08.02 110 1 13쪽
78 78화. 인연(因緣). (2-2) 22.08.01 111 0 11쪽
77 77화. 인연(因緣). (2-1) 22.07.30 110 0 9쪽
76 76화. 인연(因緣). (9) +2 22.07.29 110 1 13쪽
75 75화. 인연(因緣). (8) 22.07.28 101 0 11쪽
74 74화. 인연(因緣). (7) 22.07.27 108 2 10쪽
73 73화. 인연(因緣). (6) 22.07.26 108 1 14쪽
72 72화. 인연(因緣). (5) 22.07.25 105 1 11쪽
71 71화. 인연(因緣). (4) 22.07.23 106 0 11쪽
70 70화. 인연(因緣). (3) 22.07.22 103 1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