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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narcissos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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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공모전참가작

연재 주기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6,156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8.09 21:00
조회
104
추천
1
글자
17쪽

85화. 이별.

DUMMY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흐른 걸까? 열세의 어린 강수가 성인이 되었다.

그렇다면 최소한 칠 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는 것인데, 그럼 열 배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칠십 년이란 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 된다.

가도 가도 변함없는 삭막한 이곳 지옥에서 말이다.

사람들은 하나둘 지쳐갔다.

특히 일반 사람들은 이곳에서의 생활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다른 무공을 익힌 사람들보다 더 빠르게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갔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었다.

죽는 것 이외에는···.


뚜벅뚜벅 걸어가던 마검이 왼팔을 들어 올린다.

멈춰서는 행렬,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타고 있던 마차에서 뛰어내려 천막을 치고 불을 지피고 밥을 짓기 위해 사람들이 바삐 움직인다.


“누나! 나도 이제 짐 나를 수 있는데, 도와주면 안 돼?”

“안돼. 그러니까 마차에 가서 쉬든지 아니면 세 사부님한테나 가서 뭐든 배워.”


주방 짐이 실려 있는 수레 뒤 짐칸, 미려와 해월, 유란이 짐을 내리고 조장인 건연과 용연이 내린 짐에서 식자재를 꺼내 빠르게 손질을 한다.

숙수인 방규는 십여 걸음 떨어진 곳에서 돌멩이를 쌓아 화로를 만들고 있다.

아직 아이의 버릇이 남은 것인지 미려가 일을 돕지 못하게 하자 입술을 씰룩거리며 반항하듯 서 있는 강수.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해월이 식판을 내리다가 발을 헛디디어 휘청거린다.


“야! 조심해. 괜찮아?”

“어, 괜찮아. 근데 강수 때문에 도저히 일할 수가 없네. 우리 강수가 너무 이뻐서. 이리 와봐 강수야! 한번 안아보자.”


말로는 이리 오라고 하면서 해월 자신이 강수에게 달려가 강수를 꼭 끌어안고는 향긋한 강수의 살 내음이 코끝을 훅 치고 들어오자 순간 정신이 아늑해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는다.

놀라 주저앉으려는 해월을 강수가 붙잡는다.


“누나! 괜찮아? 어디 안 좋은 거 아니에요?”

“아니 그냥 좀···.”

“지랄한다. 야! 그만하고 빨리 와서 일 안 할래. 강수야 손 놔버려.”


미려의 말에 강수가 잡고 있던 손을 아무런 망설임 없이 놔버리자 꺼지듯 주저앉던 해월이 벌떡 일어나선 강수의 엉덩이를 툭툭 친다.


“강수야 여긴 누나들이 있으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서 쉬어. 강수 너는 그냥 숨만 쉬고 있어도 다 용서가 되는 얼굴이야. 그러니까 어서 가. 아무 걱정하지 말고. 어서.”

“나만 백수 같잖아. 다른 사람들은 다 일하는데.”

“괜찮아. 그리고 넌 백수가 어울려. 괜히 일하면 품위 떨어져. 어서 가서 쉬어.”

“그래 강수야. 어서 가, 해월이 일 좀 하게.”

“이∼씨 알았어! 그럼 나 마검 사부님한테 갔다가 밥 먹을 때 올게. 그럼 되지?”

“그래 갔다 와. 너무 늦지 말고.”

“응.”


짧은 대답과 함께 돌아선 강수가 마검이 있는 행렬의 앞쪽을 향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얼마나 걸었을까? 고개를 돌려 미려와 해월이 있는 곳을 쳐다보곤 다시 걷는다. 슬픈 표정을 하고선···.

깨어나고 며칠이 지나 미려에게 이곳까지 오면서 많은 사람이 마족과 싸우다 죽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시간이 지나 다른 누나들은 보이는데 경화 누나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경화 누나가 죽은 것이냐고 누나들에게 물을 수 없었다.

그렇게 다시 시간이 지나고 움직일 수 있게 되어 마차 밖으로 나왔을 때, 그때 비로소 알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그리고 너무 슬펐다.

그들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는 사실이.


걷던 강수가“하∼” 짧은 한숨을 내쉰다.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해.

이때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걸어가는 강수에게 한청이 다가서며 우습다는 듯 콧방귀를 뀐다.


“흥! 아직 어린놈이 뭐에 한숨을 내쉬는 것이냐? 혹 죽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냐?”

“아닙니다. 그냥 답답해서 그렇습니다.”

“하긴 답답하겠지. 언제 죽을지 모르니.”

“그런 게 아니라는데, 왜 자꾸 그러십니까?”

“아니면 무엇이냐? 무엇 때문에 그리 슬픈 눈을 하고선 한숨을 내쉬는 것이냐?”

“그게···. 모르겠습니다. 한청 부···. 아니 단주님.”

“알았다. 가보아라. 부 교주님 기다리신다.”


씁쓸한 미소와 함께 한청이 가보라는 듯 고갯짓하고 그런 한청의 모습에 강수 또한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네.”


인사를 하려 고개를 숙이다 강수의 눈에 홀로 휘날리는 한청의 왼팔 소맷자락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인사를 건네고 뒤돌아서는 강수, 한청을 지나 몇 걸음 걸었을까 자신도 모르게 “하∼∼” 다시 긴 한숨을 내쉰다.

강수의 한숨 소리를 들은 걸까? 한청이 살며시 미소를 머금고는 걸어가는 강수를 쳐다보다 이내 바람에 휘날리는 자신의 소맷자락을 쳐다보곤 이내 걸음을 옮긴다.


“여리군. 하긴 그래서 공 단주님이 아끼셨지. 우리와 다르다고. 하∼ 보고 싶구나.”


행렬이 있는 곳에서 얼마간 떨어진 어느 벌판, 마검과 강수가 서로를 바라보며 서 있고 그런 둘의 옆으로 붉은 달이 수평선 너머로 진다.


“와라. 그리고 내게 보여라. 너의 실력을.”


팔짱을 끼고 서선 강수에게 말을 던지는 마검.

강수 주위의 공기와 기가 들끓는다.

이에“흥!”하고 콧방귀를 뀌는 마검.

강수가 오른손을 검을 향해 가져가 뿌드득! 검병을 감싸 잡는 순간 오른발 끝에 힘을 주어 땅을 강하게 차 마검을 향해 몸을 날린다.

십여 개의 칼날이 아무런 소리도 없이 마검을 향해 날아온다.


“어차피 진검은 하나.”


마검이 어느새 빼 든 검을 날아오는 십여 개의 칼날을 향해 휘두른다.


꽝!


폭음과 함께 십여 걸음 뒤로 밀려난 강수가 재빠르게 땅을 차 다시 마검에게 몸을 날린다.

허초와 변초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모든 힘을 검에 실어 마검에게 휘두른다.


꽝!


다시 강수의 몸이 뒤로 십여 걸음 밀려난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마검 또한 두 걸음 뒤로 밀려나 있다.


“진검에 오롯이 힘을 실어라. 어쭙잖은 허초에 힘을 낭비하지 말고. 알겠느냐?”

“네, 마검 사부님.”

“와라.”

“네.”


강수의 검이 바람을 가른다.

하지만 어김없이 검은 더 나아가지 못하고 마검의 검에 가로막힌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수십 번을···. 다른 이라면 답답하고 힘이 빠질 상황이지만 강수는 되려 마음이 점점 편안해져 갔다.

자신이 어떻게 검을 휘둘러도 사부님이 다 받아주실 거라는 안도감이 생겼기에···. 더욱더 빠르고 강하게 검을 휘둘렀다.

마검은 이런 강수와는 달리 강수의 검에 묻어 있는 머뭇거림에 생각이 깊어졌다.

하지만 곧 강수가 몸은 성인이지만 아직 어리다는 것과 실전 경험 그리고 남을 해하는 데서 오는 불편한 감정 때문이지 싶어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검을 든 이에게는 절대 허락될 수 없는 모순된 감정이기에 바로 잡아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무미건조하던 마검의 분위기가 한순간 한겨울 삭풍이 몰아치듯 매섭고 날카롭게 변한 순간 마검의 검이 강수를 향해 움직인다.

묵직한 마검의 검이 다가오자 뭐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전 동작을 멈춘 강수가 마검의 검을 쳐낸다.


캉!


쇳소리와 함께 뒤로 세 걸음 밀려난다.

다시 목을 향해 다가오는 마검의 검.

헛바람을 삼키며 늦었다는 생각과 동시에 강수가 고개를 숙인다.

머리 위를 훑고 지나가는 마검의 검과 그 순간 강수의 온몸에 식은땀이 배어 나온다.


‘죽을 수도 있다.’


공포감이 강수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순간 그 공포를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마검의 발이 강수의 얼굴을 강타한다.


퍽!


강한 충격과 함께‘왜 갑자기 이러시는 걸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삼 장(9m) 정도를 날아가 땅바닥에 처박히는 강수, 가만히 누워 물음에 답을 구해본다.

하지만 충격 때문인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때 마검 사부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일어나라.”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자신도 모르게 몸을 일으켜 앉은 다음 몇 번의 숨을 들이쉬곤 힘겹게 다리에 힘을 주어 일어서려 하지만 충격 때문일까? 강수의 왼쪽 다리가 휘청인다.

이에 재빠르게 오른쪽 다리로 중심을 이동하곤 왼손으로 왼쪽 무릎을 잡는다.

“하” 짧게 숨을 내쉰 강수가 천천히 허리를 새워 좀 전에 질문에 답을 구하듯 마검 사부님을 쳐다본다.


“너의 검은 죽어있다. 그러니 깨워라. 그렇지 않으면 넌 오늘 죽을 것이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사부님! 죽어있다니 제 검이 왜···?”

“와라. 그리고 네 몸으로 느껴라.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마검이 검을 고쳐잡자 마검의 몸에서 강한 투기가 일어 순식간에 주위를 잠식해 간다.


‘진짜구나. 어떡하지? 휴∼ 바보, 잘못을 고치면 될 것을···. 그래 사부님 말씀처럼 느껴보자. 그러면 알겠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그리고 강해지면 그뿐. 가자.’


지지직! 소리와 함께 강수의 주위로 강한 기운이 일어 마검의 투기에 맞서는 찰나 강수가 사라진다.


퍼버벅!


공기 터지는 소리와 함께 마검의 오른쪽에 나타난 강수가 마검의 목을 향해 최단 거리로 검을 찔러 넣는다.

하지만 이미 그곳엔 마검의 목은 없다.

강수가 오른쪽에 나타나자 마검이 곧바로 몸을 살짝 틀어 목을 향해오는 강수의 검을 피한 것이다.

이러한 마검의 움직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강수 또한 검을 직각으로 꺾어 마검의 목을 향해 다시 검을 수평으로 휘두른다.

순간 마검의 눈썹이 씰룩거린다. 귀찮다는 듯···.

다가오는 강수의 검을 향해 들고 있던 검을 휘감아 돌리며 강하게 휘두른다.


‘저 검과 부딪치면 손해다.’


마검의 검과 빗겨 부딪치도록 자신의 검을 살짝 튼다.


“멍청한 놈.”


마검이 강수의 검을 그대로 내려친다.


꽝!

‘분명 빗겨 부딪치도록 검을 틀었는데.’


강수의 몸이 깊은 고랑을 만들며 뒤로 쭉 밀려난다.


“너의 행동에 책임을 져라. 얕은 생각으로 피해 가려 하지 말고, 알겠느냐?”


입술 사이를 비집고 흘러내리는 피를 닦으며 가만히 마검 사부님의 말을 곱씹어 보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듯 한숨을 내쉰다.


“하∼ 제자가 못나 사부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 이 못난 제자가 이해할 수 있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십시오. 사부님.”

“좀 전에 예를 들어 말하겠다. 넌 좀 전에 나의 검과 빗겨 부딪치려고 검의 방향을 틀었다. 조금이라도 충격을 덜 하기 위해서. 하지만 그러한 너의 선택은 이전 너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잔기술로 회피하려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아니 그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요? 강한 힘에 맞서는 것 보다 흘려보내는 것이 옳은 것이라 배웠습니다.”

“그건 이제 너에게는 맞지 않는 말이다. 절정 혹은 초절정에 있다면 모를까. 너는 이제 화경의 경지에 오른 자다. 그렇다면 그에 맞는 검을 갖춰야 한다.”

“손해 볼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말입니까?”

“그래서 지금 너의 상태는 어떤가? 손해를 보았는가? 아닌가?”

“손해를 보았습니다.”

“왜지? 너의 말대로라면 손해를 보면 안 되는 것 아니었나?”

“그게···. 저도 왜 제가 이런 큰 충격을 받은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부님!”

“그건 나 또한 화경에 오른 자이기 때문이다. 빗겨 내어 충격을 상쇄할 정도를 넘어선 힘을 가지고 있는. 그러니 앞으론 화경에 오른 이와 검을 맞댈 때는 그에 맞는 마음가짐과 생각 그리고 자신의 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알겠느냐?”

“아∼! 네 알겠습니다. 사부님!”

“좋다. 그럼 다시 시작한다. 와라!”


두 팔을 벌리고 오른손에 든 검을 축 늘어트리고선 마검의 주위로 강한 기의 파장이 일며 일순간 마검의 제공권이 주변을 잠식해 간다.

이에 강수 또한 자신만의 제공권을 일으켜 마검의 제공권에 맞선다.

두 기의 파장에 맞닿자 지지찍! 소리와 함께 작은 불꽃이 일고 바로 그 순간 팍! 강수가 사라진다.


꽝! 꽈꽈꽝!


연속되는 굉음과 주변에 날리는 기의 파편, 강수와 마검의 검이 허공에서 부딪친다.

다시 울리는 굉음.


꽝! 꽝! 꽝!


기의 파편과 마검이 일으킨 검풍에 강수의 몸에는 하나둘 생채기가 늘어만 간다.

하지만 왜일까? 분명 불리한데도 강수의 표정은 평온하다.

그리고 검에서 묻어 있던 망설임도 차츰 사라져간다.

두 사람이 이렇게 검을 나누고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나무 위, 걱정스러운 표정의 취웅과 평상시와 다름없는 표정의 현무진인이 서 있다.


“허허 저러다 애 잡겠네! 그려···. 이제 슬슬 말려야 되는 것 아닌가? 저러다 강수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는가?”

“괜찮을 겁니다. 그리고 다치더라도 배울 게 있다면 견뎌야지요. 아니 그렇습니까? 선배님.”

“음∼ 그렇기는 하네만 좀 지나친 게 아닌가 싶어서 그러는 것 아닌가? 저것 좀 보게 벌써 베인 상처가 열 군데는 넘는 것 같네, 그려.”

“몸에 난 상처만큼 배우는 것도 많겠지요.”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이건 좀 심한 것 같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다음부터 이런 일이 없도록 마검님께 따끔하게 일러두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되겠습니까?”

“뭐 자네가 그렇게까지 한다면야 내 더 뭐라 하겠냐 만은, 깨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를 저리 심하게 몰아붙인다는 것이, 난 영 마음이 편치가 않네, 그려.”

“네. 저도 선배님과 같은 마음입니다. 하지만 강수가 더 많은 것을 배울 기회를 사부 된 도리로 어찌 막을 수가 있겠습니까? 아니 그렇습니까? 선배님.”

“접! 자네 말에도 일리가 있구먼. 하지만 내 더는 못 보겠으니 그만 가세나?”

“그러시지요.”


못마땅한 듯 취웅이 툭! 서 있던 나뭇가지를 차며 빠른 속도로 숙영지를 향하자 옆에 서 있던 현무진인도 가볍게 나뭇가지를 차고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살며시 미소 짓는다.


쫙∼악!


강수의 검에 반으로 쪼개진 마족의 몸에서 녹색의 피가 뿜어져 나오고 잘린 마족의 몸뚱이가 땅바닥에 철퍼덕! 나뒹군다.

아직 죽은 것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아직 살아 있다고 여기는 건지 강수의 검에 잘린 마족의 몸뚱이가 퍼덕! 퍼덕! 바둥거리다 이내 움직임을 멈춘 마족의 몸에서 빠르게 기가 빠져나와 강수를 향한다.


“하∼”


여기저기 갈라진 옷 틈 사이로 붉은 피가 스민 채 마족의 기를 모두 흡수한 강수가 급히 주위를 살핀다.

“누나! 누나! 어디 있는 거야? 빨리 나와. 누나!”


강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주변을 살필 때 강수의 뒤로 비친 그림자가 일렁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미려가 스르륵! 하고 마치 귀신처럼 나와 밝게 미소 짓는다.


“축하한다. 동생!”

“축하는 뭐, 그냥 다들 하는 건데···.”

“다들 하다니? 이런 고위급 마족 죽일만한 사람 이곳에 몇 없거든.”

“난 누나가 도와준 거잖아. 혼자선 무리야.”

“아니, 네가 아직 경험이 모자라서 그렇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져도 돼.”

피식! “알았어. 근데 다들 괜찮겠지?”

“강수야. 전에도 말했지만, 우린 지금 사람이 아닌 악마들과 싸우는 거야. 목숨을 걸고.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모두 무사할 수는 없어. 그것이 이치에 맞고, 악마도 죽고 싶어 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지?”

“나도 알아. 근데 자꾸 마음이 쓰여. 누나!”

“당연한 거야. 강수야! 근데 아파하지는 마. 그리고 미안해하지도 말고. 모두 최선을 다하고 떠나는 것일 뿐이니까.”


미려가 밝게 미소 지으며 이제는 자신보다 더 키가 커진 강수의 뒷머리를 쓰다듬는다.


“응 알았어! 누나. 하지만 그래도 난 내 주위 사람들이 다치는 게 싫어. 그리고 그런 내 마음은 변하지는 않을 것 같아. 누나! 그러니까 누나가 이해해줘.”

“그래 알았다. 내가 이해해주마. 가자. 다들 기다리겠다.”

“응.”


본진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가던 미려가 강수의 몸에 난 상처를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짓고는 조심스레 갈라진 상처를 어루만진다.


“여기 안 아파?”

“아! 맞다. 아파 누나. 여기, 여기 그리고 여기가 제일···.”


강수의 엄살에 미려가 등을 짝! 소리 나게 때린다.


“엄살은 참아.”

“참으라고 할 걸 왜 물어보냐?”

“내 마음이다.”

“흥! 누나 미워.”


티격태격 싸우며 뭐가 그리 좋은지 걷다가 중간중간 끽끽 웃기도 하고 다시 싸우기도 하면서 행복하게 걷던 미려와 강수도 본진에 도착하자 웃음기를 지운다.

여기저기 헤지고 얼룩진 천에 덮여 누워있는 십여 명의 사람들을 보았기에, 하지만 그렇다고 울지도 않는다.

단지 그렇게 이별을 받아들이려 노력할 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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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30 잡수르
    작성일
    22.08.14 21:58
    No. 1

    근데 왜 이동을 하는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나르21
    작성일
    22.08.15 16:43
    No. 2

    이동을 하지 않으면 전에 세상으로 돌아갈 희망조차 없기에.
    전에 세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희망을 갖고 끝까지 살기 위해 움직이는 거 아닐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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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80화. 헤어짐의 시작. (1) 22.08.03 10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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