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7,739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8.08 21:00
조회
121
추천
1
글자
9쪽

84화. 깨어나다. (2)

DUMMY

행렬의 맴 앞에 서서 행렬을 돌아보고 서 있는 마검의 앞에 한청이 달려와 선다.


“이동 준비 완료하였습니다. 이동하시지요.”

“어디라고?”

“북서쪽으로 한 시진(2시간) 거리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출발을 알려라.”

“네.”


대답과 동시에 한청이 뒤쪽 마차 지붕 위에 대기하고 있던 마소에게 오른손을 들어 수신호를 보내자 고개를 끄덕인 마소가 붉은 깃발을 들어 크게 원을 그린다.

서서히 움직이는 행렬, 강수가 타고 있는 마차도 함께 움직인다.

좌우로 흔들거리는 마차, 그 마차 안에 강수와 미려 그리고 곽부관이 있다.

아무런 말 없이 누워있는 강수의 머리맡에 앉아 눈물짓는 곽부관, 한동안 그렇게 눈물만 흘리다가“하∼” 짧은 한숨을 내뱉으며 강수에게 말을 건넨다.


“고맙다. 강수야! 그리고 잘 가셨다니···. 다행이구나.”


말을 하다 목내이처럼 뼈만 남은 앙상한 얼굴로 자신을 보며 밝게 미소 지어 보이는 강수의 모습에 곽 부관이 벌떡 일어난다.


“너무 내 생각만 한 것 같아 미안하구나. 그럼 쉬어라. 아! 그리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해월이나 다른 여성 경호대 누나들에게 말해라. 그럼 무슨 수를 써서든 구해 올 테니 말이다. 알겠느냐?”

“네.”


미려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넨 곽 부관이 천막 밖으로 나가 마차를 모는 해월에게 짧은 당부와 함께 마차에서 내려선다.

조용한 천막 안, 가만히 강수를 쳐다보던 미려가 지금까지 참아왔던 눈물을 흘린다.


“누···. 나···. 울···. 지···. 마.”

“안 울어 바보야. 그냥 콧물이 나와서 훌쩍이는 거야.”

“크크크 보···. 고···. 싶···. 었···. 어···. 누···. 나. 진···. 짜 많···. 이.”

“거짓말. 그런 녀석이 이렇게 오래 있다가 일어나는 게 어디 있냐? 내가 얼마나 혼자 힘들었는지 알아? 이 바보 멍텅구리야.”

“미···. 안···. 해···. 이···.컥컥”


강수가 말하다가 숨이 막히는지 컥컥거리자 놀란 표정의 미려가 벌떡 일어나 강수의 가슴에 손을 대고 마사지하듯 어루만진다.


“그만. 이제 말하지 마. 좀 쉬어. 너 오늘 깨어났어. 이년 넘게 자다가 알아? 나중에 말해. 그래도 늦지 않아. 알았지?”

“응···.”

“어어! 말하지 말라니까?”


미려가 버럭 화를 내자 화내는 모습도 그리웠는지 강수의 얼굴에 흐뭇한 표정이 그려진다.


검이 움직인다.

마치 슬픈 운율에 맞춰 춤을 추듯, 그리고 이를 보는 곽 부관의 두 눈에서 때구루루 눈물이 흘러 땅바닥에 툭 하고 떨어진다.


“허허 검에 감정을 담는다. 좋구나. 좋아.”

“하여간 강수 저 아이는 참으로 특이하네, 그려. 어찌 검에 감정을 담을 생각을 한 것인지.”

“그러게, 말입니다. 무형검법이 이리도 슬픈 검법일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강수와 검을 맞댄 상대는 감정에 취해 어찌 자신이 죽었는지도 모르겠구먼, 저리 감정이 몰아치니. 아니 그런가?”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허나 보기에는 참으로 아름다워 보이는군요.”


강수가 펼치는 무형검법을 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현무진인과 취웅 그리고 한쪽에 서서 눈물짓던 곽부관의 두 무릎이 천천히 무너진다.


“강수 너만은 지킬 것이다. 금의위 모두가 죽더라도···. 너만은 기필코 지킬 것이다.”


순간 곽부관을 보며 강수가 환하게 미소 짓는다.

“하∼” 짧은 탄성과 함께 곽부관의 눈에 눈물이 차올라 앞에 뿌옇게 변한다.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

그리고 다시 보이는 곳엔 강수가 아닌 임 장군이 웃고 있다. 자신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장군!”


외침과 동시에 곽 부관이 땅에 이마를 쿵! 부딪치곤 눈물 콧물을 흘리며 울부짖는다.


“두 번 다시는 먼저 보내지 않겠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씁쓸한 듯 한숨 짓던 취웅이 현무진인을 쳐다본다.


“많이 힘들었나 보고만. 하∼ 그때 내가 조금만 더 빨리 화경에 올랐더라면, 그리 먼저 보내지 않았을 터인데. 미안허이 임 장군. 내 머지않아 그곳으로 따라갈 터이니 그때 보세나.”

“선배님이 가시면 저는 어떡하라고요. 아니 됩니다.”

“그런가? 그럼 어쩌나. 허허 임 장군 미안허이. 조금만 더 기다려주게나. 내 가거들랑 자네에게 싹싹 빌겠네.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게. 알겠는가?”

“임 장군도 다 이해할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마음 쓰지 마시지요. 선배님!”

“그게 마음처럼 안 되니 어찌하겠는가. 다 내 업이지.”


씁쓸한 눈으로 멀리 지평선 너머로 지는 붉은 달을 바라보던 취웅이 긴 한숨을 내쉰다.


“하∼ 미안허이 임 장군.”


일렁이는 횃불, 모두가 저녁 식사를 마친 텅 빈 식당 천막 안 한쪽 구석에 강수와 미려가 앉아 밥을 먹는다.

강수가 좋아하는 고기볶음을 집어 든 미려가 강수의 밥 위에 내려놓고는.


“오늘 현무진인님이 다른 말씀은 없으셨어?”

“음∼ 내가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것하고···.”

“완전하지 않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혹 임 장군님과 같은 문제라도 있다는 거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단지 자면서 화경에 올랐기에 몸이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말씀하셨어.”

“그렇구나. 또 다른 말씀은?”

“누나한테 잘하래. 나 때문에 엄청나게 고생 많이 했다고. 해서 나 잘하려고. 누나한테.”

“아이고 그래요. 말만이라도 엄청 고맙네요. 자∼ 어서 먹어.”

“응. 아! 맞다. 그리고 취웅 할아버지가 그러는데, 이제 머리도 문제없데.”

“정말 다행이다.”


말하다가 순간 흠칫! 놀란 미려가 전음으로 강수에게 말을 건넨다.


“왜 갑자기 기막을 펼치는 거야?”

“이제부터 나만의 비밀을 누나한테만 말해 줄 거니까.”

“무슨 비밀?”

“음 그게 그러니까 평상시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이 보이거든, 그런데 전에 느꼈던 나만의 묘한 느낌이 있거든, 내가 그 느낌에 집중하면 이전과 같이 느리게 보인다. 그리고 느리게 보이는 정도가 내 마음먹은 데로 조절도 가능해. 완전히 웃기지.”

“그게 무슨 말이야! 느리게 보이는 게 조절이 된다니?”

“말 그대로야 누나! 이렇게 보이기도 하고, 저렇게 보이기도 하고, 이게 다 내 마음먹은 대로 조절이 가능하다니까. 어때 신기하지?”


팔을 들어 한번은 느리게 한번은 빠르게 휘두르며 미려에게 설명을 하고는 자신이 마치 대단한 것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듯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다가 어느 순간 굳은 표정의 미려가 눈에 들어오자.


“누나 왜 그래?”

“너 이 사실 다른 사람한테 말한 적 있어?”

“아니. 지금 누나한테 처음으로 말하는 건데.”

“그럼 다시는 누구한테도 말하지 마. 절대로. 알았지?”

“왜?”

“그건 너만 할 수 있는 거니까.”

“그거야 당연히···.”


말뜻을 이해 못 하는 것인지 눈만 깜박거리는 강수를 보곤 미려가 한숨을 내쉰다.


“잘 들어. 만약에 너와 비슷한 경지이거나 너보다 높은 경지의 누군가와 싸우게 될 때, 지금 네가 말한 그 방법을 싸우는 도중이나 절제 절명한 순간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내가 유리하겠지. 상대의 움직임을 느리게 보고 더 빠르게 판단해 적절하게 움직일 테니까.”

“근데, 그 사실을 상대가 알면, 그에 대비하겠지. 물론 때에 따라서는 도움이 될 수 있어. 상대에게 혼란을 유발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사실을 모를 때보다 더 너에게 유리할까? 아니 절대 그렇지 않아. 무림인에게 자신만의 비기가 있다는 것은, 목숨을 덤으로 하나 더 가지고 다니는 것과 진배없으니까.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어?”

“응 무슨 말인지 알겠어. 누나! 절대로 말 안 할게.”


피식! 미소를 지으며 반찬을 강수의 밥 위에 올려주던 미려가 순간 고개를 갸웃거린다.


“근데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거야?”


미려가 올려준 반찬과 밥을 입에 쑤셔 넣다 무슨 소린가 하고 미려를 쳐다본다.


“뭐가?”

“아니 그렇잖아. 느리게 보이는 게 어떻게 가능해? 불가능한 거잖아, 이전엔 뇌 속에 괴생명체가 살아 어쩔 수 없이 느리게 보였으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안 그래?”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그리고 알면 내가 누나한테 벌써 알려줬게.”

“진짜 누나한테 알려줄 거야?”

“응! 난 누나한테 숨기는 거 하나도 없거든.”

“그래요 알았어요. 어서 밥 먹어. 우리 이쁜 동생.”


미려가 놓아 준 반찬과 밥을 다시 크게 한술 떠 입속에 쑤셔 넣고는 무엇이 그리 맛있는지 세상 처음 먹어보는 음식인 양 맛있게 먹는 강수와 그런 강수를 보며 세상 모든 행복을 다 가진 사람처럼 미려가 미소 짓는다.

아무것도 없는 이곳 마계에서···.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의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시즌1 현세와 마계의 이야기를 마치며. 22.08.25 60 0 -
98 98화. 이곳은 어디지? 22.08.24 91 0 18쪽
97 97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6) 22.08.23 90 1 12쪽
96 96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5) 22.08.22 88 0 10쪽
95 95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4) 22.08.20 121 0 12쪽
94 94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3) 22.08.19 97 0 11쪽
93 93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2) 22.08.18 101 2 9쪽
92 92화. 혼자가 아니라 미소를 짓는다. (1) 22.08.17 104 0 9쪽
91 91화. 혼자 남겨지다. (4) 22.08.16 103 0 12쪽
90 90화. 혼자 남겨지다. (3) 22.08.15 107 0 16쪽
89 89화. 혼자 남겨지다. (2) 22.08.13 106 0 9쪽
88 88화. 혼자 남겨지다. (1) 22.08.12 111 0 12쪽
87 87화. 생과 사 그리고 마신 하데스(Hades). (2) 22.08.11 122 0 16쪽
86 86화. 생과 사 그리고 마신 하데스(Hades). (1) 22.08.10 114 1 11쪽
85 85화. 이별. +2 22.08.09 136 1 17쪽
» 84화. 깨어나다. (2) 22.08.08 122 1 9쪽
83 83화. 깨어나다. (1) 22.08.06 113 1 9쪽
82 82화. 헤어짐의 시작. (3) 22.08.05 112 1 10쪽
81 81화. 헤어짐의 시작. (2) 22.08.04 120 0 13쪽
80 80화. 헤어짐의 시작. (1) 22.08.03 139 0 12쪽
79 79화. 인연(因緣). (2-3) 22.08.02 125 1 13쪽
78 78화. 인연(因緣). (2-2) 22.08.01 139 0 11쪽
77 77화. 인연(因緣). (2-1) 22.07.30 127 0 9쪽
76 76화. 인연(因緣). (9) +2 22.07.29 135 1 13쪽
75 75화. 인연(因緣). (8) 22.07.28 117 0 11쪽
74 74화. 인연(因緣). (7) 22.07.27 120 2 10쪽
73 73화. 인연(因緣). (6) 22.07.26 122 1 14쪽
72 72화. 인연(因緣). (5) 22.07.25 123 1 11쪽
71 71화. 인연(因緣). (4) 22.07.23 120 0 11쪽
70 70화. 인연(因緣). (3) 22.07.22 116 1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