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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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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49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7.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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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75화. 인연(因緣). (8)

DUMMY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현무진인이 강수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숙여 강수와 눈을 맞춘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이 사부가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지킬 것이다. 알겠느냐?”

“네 사부님.”

“그래 그럼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것 같으니 이만 가보자꾸나.”


고개를 돌려 현무진인을 따라가도 되냐고 묻듯 강수가 미려를 쳐다본다.

안된다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싶지만, 그와는 반대로 어색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인 미려의 두 눈에선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누나! 나 금방 돌아올 건데 왜 울어. 울지 마! 누나. 나 금방 돌아온다니까? 나 못 믿어?”

“아니 믿어. 그러니까 빨리 돌아와야 해. 알았지?”

“응 걱정하지 마! 누나. 금방 돌아올게.”

“그래···.”


언제 다가온 것일까? 송현이 눈물짓는 미려의 옆으로 다가와 강수의 머리를 한 손으로 헝큰다.


“나에게는 작별 인사도 안 할 생각이었던 것이냐?”

“어! 송현 사부님. 죄송합니다. 하도 정신이 없어서···. 그만.”

“아니다. 괜찮다. 그래 잘 갔다 오너라. 그리고 너무 오래 있지는 말고. 알겠느냐?”

“네 송현 사부님.”

“그래. 가보거라.”

“네.”


뒤돌아서려다 숨죽여 흐느끼는 미려의 모습에 강수가 한 걸음 미려에게 다가가 꼭 안는다.


“강수야 누나가 미안해. 누나가 울지 않아야 한다는 걸 잘 아는데. 그게 잘 안 되네. 미안.”

“아니야 누나 울어도 돼. 그러니까 그런 말 하지 마. 그리고 나 더 강해져서 올 테니까, 그때까지 몸 건강히 있어야 해. 알았지?”

“응.”

“흠∼ 강수야! 시간이 얼마 없구나.”

“네 사부님. 누나 나 가볼게.”


뭐라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입만 벙긋거리다 한발 한발 멀어져가는 강수를 보며 계속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자 가슴을 세게 친다.


퍽! 퍽! 헉!


순간 막혔던 숨이 터져 나온다.


“강수야! 누나 언제까지라도 기다릴 거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고 꼭 다시 와야 해. 알았지? 강수야!”

“어 누나!”


강수가 뒤돌아 마치 친구들과 놀러 가듯 미려를 보며 밝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다 미려가 마주 손을 흔들어 주자 뭐가 그리 좋은지 “헤∼헤!” 웃으며 머리를 긁적거리곤 이내 고개를 돌린다.

이제 진짜 이별이란 생각에 다리에 힘이 풀린 미려가 휘청이고 이에 옆에 있던 송현이 미려의 어깨를 감싼다.


“괜찮으세요?”

“아네. 감사합니다.”

“오늘 보니 강수가 다 자란 것 같네요. 이리 누나를 생각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그러네요.”

“저기 이거”


어디서 구한 것인지 송현이 네모난 손수건을 미려에게 건넨다.


미려가 걱정할까 봐 밝게 웃으며 미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다 천천히 고개를 돌린 강수의 얼굴엔 어느새 미소는 사라지고 근심과 걱정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어느덧 현무진인과 강수가 십여 걸음 앞에 이르자 이를 기다리고 있던 곽 부관이 절도 있는 동작으로 검을 빼 든다.


“부대 차렷!”


강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현무진인을 쳐다본다.


“사부님 곽 부관님이 왜 저러시는 거예요?”

“나도 잘 모르겠구나.”


현무진인과 강수가 한 발짝 앞에 서자 들고 있던 검을 땅에 꽂은 곽 부관이 그대로 무릎을 꿇는다.


“금의위는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강수가 깨어날 때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강수를 지킬 것을, 이 자리에서 맹세합니다. 그리고 고맙다 강수야!”

“아니에요. 전 제 할 일을 할 뿐이에요. 그러니 이러지 마세요. 저 더 부담돼요. 곽 부관님.”

“알았다. 하지만 좀 전에 한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킬 것이니, 안심하고 돌아와라.”

“네 알겠습니다. 곽 부관님. 그리고 감사합니다.”

“자 시간이 없네. 그러니 이만 가세나.”

“네.”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검을 뽑아 든 곽 부관이 뒤돌아 들고 있던 검을 사선으로 내려 저벅! 저벅! 앞장서 걸어가고 그 뒤를 현무진인과 강수가 따라 걷는다.

강수와 현무진인이 앞을 지나갈 때마다 절도 있게 검을 들어 통로를 만들어 주는 금의위 군인들, 그중에 눈물을 흘리며 검을 들어 올리는 해월과 목건연도 강수의 눈에 비친다.

이에 강수가 해월에게 말을 건넨다.


“해월 누나! 우리 미려 누나 잘 부탁해. 알았지?”

“그래 강수야. 내가 잘할게. 그리고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 강수야!”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들고 있던 검도 내팽개치고 어린아이가 떼쓰듯 해월이 울기 시작한다.

갑작스러운 해월의 돌발 행동에 옆에 있던 목건연이 버럭 화를 낸다.


“금해월 지금 뭐 하는 것이냐? 일어나 어서 검을 들어라.”

“싫습니다. 이런 것이 다 무슨 소용이라고, 전 싫습니다.”

“이건 명령···.”


일견 해월이 말도 이해가 가기에 목건연도 더는 뭐라 못하고는 고개를 돌려 하늘을 보며 한숨을 내뱉는다.

사열이 끝나는 지점에 도착하자 옆으로 한발 물러선 곽 부관이 다시 금의위 모두를 보며 외친다.


“전체 차렷!”


강수가 지나갈 때 터널을 만들어 주던 검을 금의위 군인들이 일제히 내린다.

마지막으로 곽 부관이 검을 자신의 코앞에 당겨 들었다가 다시 사선으로 내려긋는다.


“잘 갔다 와라. 강수야! 그리고 우리 장군님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꼭 좀 전해주었으면 좋겠구나. 부탁한다.”

“네 만나면 꼭 전해드릴게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곽 부관님.”

“고맙다. 강수야! 그리고 미안하다.”

“헤헤! 뭘요.”

“자 그럼 마검님에게 가보자꾸나.”


강수의 등을 살며시 토닥이며 앞으로 한 발짝 내딛는 현무진인과 그런 현무진인의 인도를 받으며 한발 한발 임 장군에게 다가가는 강수.

강수와 현무진인의 뒷모습을 보며 굳건하게 서 있던 곽 부관의 무릎이 힘없이 꺾인다.


쿵! “미안하다 강수야! 흑흑흑!”


현무진인과 강수가 임호연 장군을 둘러싸고 있는 마검대 앞에 도착하자 앞을 막고 있던 마검대 대원들이 양옆으로 갈라서고 안쪽에서 마검대 단주 공손진이 걸어 나온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현무진인과 강수가 안쪽으로 들어가자 다시 이전과 같이 마검대가 안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수 없게 막아선다.

축 늘어져 있는 임호연 장군 그리고 그 주위 바닥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글씨와 문양이 빼곡히 그려져 있다.


“사부님 저 글씨들은 무언가요?”

“글쎄다. 얼핏 보기에는 배교의 글씨 같기도 한데, 나도 잘 모르겠구나.”


두 사람의 말을 들은 것일까? 임 장군 바로 앞에 서 있던 마검이 고개를 돌린다.


“맞다. 배교의 글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하려는 부활 대법 또한 배교에서 만든 대법이다.”

“지난번에 수면 대법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 대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자네도 알 텐데.”


긴 한숨과 함께 현무진인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 그렇군. 그럼 부활 대법은 대체 어떤 대법을 말함인가?”

“이 전에 설명한 것과 같다. 단지 모든 신체 활동은 대법이 시행되면 정지되고 뇌만 활동하게 된다.”

“그럼 먹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군.”

“그렇다. 그것이 이 대법을 시행하는 이유이다.”

“그럼 강수를 깨울 때는 어찌하여야 하는가? 이것도 전에 말했던 것과 같이 강수의 의지에 달린 것인가?”

“아니다.”

“그럼 어찌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 대법은 배교에서 죽어가는 사람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 만들어진 대법이다. 언젠가 다시 살릴 방법이 생기면 그때 살리기 위해서···. 하지만 강수는 그런 경우가 아니기에 강수가 안정되면 언제라도 다시 깨울 수 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그렇다면 강수가 안정되려면 얼마나 걸릴 것으로 자네는 예상하는 건가?”

“이년.”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하리라 보는가?”

“이곳의 시간으로 이년이다.”

“음∼ 길 군.”

“사부님 정말 그렇게 오래 걸리나요?”

“화경에 오른 사람과 그와 맞먹는 힘을 가진 마족의 기를 동시에 받는 일이다. 결코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다.”

“그래도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은데요. 아닌가요? 현무 사부님.”

“아니다. 마검님이 하신 말씀이 옳다. 너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기를 받으려면 그 정도 시간은 걸려야 하는게 맞다. 하지만 네가 노력한다면 그 시간은 얼마든지 앞당길 수 있다는 점 또한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알겠느냐?”

“네 사부님.”

“그럼 시작하겠다. 강수는 검을 들고 임 장군의 앞에 가서 서라.”


쿵! 쿵! 쿵! 갑자기 심장이 뛰기 시작하자 순간 어찌해야 할지 몰라 강수가 현무진인을 쳐다본다.

하지만 마검 사부님의 말을 따르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현무진인의 모습이 마른침을 삼키며 앞으로 한발 한발 걸어간다.

축 늘어져 다행히 얼굴이 안 보이는 임 장군의 앞에 서는 강수, 이제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묻듯 마검에게 시선을 돌린다.


“검을 빼 임 장군의 심장을 찔러라. 그리고 곧바로 뒤로 물러나 이곳 원 안에 들어와 가부좌를 틀고 앉아라. 무슨 말인지 알겠느냐?”


네! 라고 대답을 해야 하는데 말이 나오지 않자 에라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은 강수가 두 눈을 감은 채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갈! 정신 차려라. 지금 정신 차리지 못하면 죽는 것이다. 알겠느냐?”


마검 사부님의 호통 때문일까? 순간 멍하던 강수의 머리가 맑아지며 막혔던 말이 툭! 밖으로 튀어나온다.


“네. 마검 사부님.”


네라고 대답은 하고 있지만, 덜덜 떠는 손을 보며 현무진인이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어줄 요량으로 말을 건넨다.


“강수야! 지금 상황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하기 싫은 그런 상황이란다. 허니 너무 당황해하지 말고, 지금 네가 왜 이곳에 있는 것인지 지금 네가 임호연 장군을 도와주지 않으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마음속으로 되새기고 또 되새겨보거라. 알겠느냐?”

“네 사부님.”

“검을 뽑아라.”


마검의 말에 부들부들 떨리는 오른손을 검병에 가져가 보지만, 검병을 잡을 수 없을 만큼 오른손이 떨리자 왼손을 움직여 오른손을 잡는다.

하지만 떨림은 더 심해질 뿐 나아지려 하지 않자 강수가 못하겠다는 듯 애절한 눈빛을 담아 마검을 바라본다.


“하∼”


짧은 한숨을 내뱉은 마검이 아무런 말 없이 강수에게 다가가 검병을 잡고 있던 강수의 오른손을 움켜잡는다.


“뽑아라!”


마검의 말에 억지로 힘을 쥐어 짜낸 강수가 힘겹게 검을 뽑는다.


스겅!


두 개의 달빛을 받은 강수의 검이 날카로운 얘기를 뿜어낸다. 마치 곧 있으면 피 맛을 본다는 것을 안다는 듯.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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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화. 혼자 남겨지다. (3) 22.08.15 107 0 16쪽
89 89화. 혼자 남겨지다. (2) 22.08.13 10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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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77화. 인연(因緣). (2-1) 22.07.30 127 0 9쪽
76 76화. 인연(因緣). (9) +2 22.07.29 135 1 13쪽
» 75화. 인연(因緣). (8) 22.07.28 118 0 11쪽
74 74화. 인연(因緣). (7) 22.07.27 120 2 10쪽
73 73화. 인연(因緣). (6) 22.07.26 122 1 14쪽
72 72화. 인연(因緣). (5) 22.07.25 123 1 11쪽
71 71화. 인연(因緣). (4) 22.07.23 120 0 11쪽
70 70화. 인연(因緣). (3) 22.07.22 116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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