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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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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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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글자수 :
49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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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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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71화. 인연(因緣). (4)

DUMMY

알아들을 수 없는 괴기한 말과 소리를 질러대는 임 장군을 피해 서둘러 마소와 함께 동굴 입구를 지나 주방을 향해 걸어가는 강수, 슬쩍 뒤를 돌아보며 마소에게 말을 건넨다.


“형! 임 장군님 곧 나아지시겠지?”

“힘들다고 본다.”

“왜?”

“정신이 무너졌으니까.”

“정신이 무너졌다는 게 무슨 말이야?”

“말 그대로야. 정신, 바로 여기가 무너진 거야.”


마소가 머리를 손으로 가리키고는 왠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잇는다.


“근데 여기는 한번 무너지면 다시 회복인 안 된다고 알려져 있거든. 현상 유지만 될 뿐. 난 임 장군님이 나아지지 않을 거라고 본다.”


“그럼 임 장군님은 어떻게 되는 거야? 형!”

“아마도···.”


마소가 막 말을 하려고 할 때 곽 부관이 마소의 옆을 빠르게 달려간다.


“어∼우 깜짝이야!”

“어! 곽 부관님 좀 전까지 현무 사부님하고 마검 사부님하고 같이 있었는데. 왜 저리 급하게 달려가시지?”

“금의위 쪽에 무슨 일이 생겼나 보지.”

“그래도 저렇게 급하게 움직일 일이···.”


말을 하다 말고 슬쩍 고개를 돌려 임 장군이 있는 곳을 보곤 이내 마소에게 시선을 돌린다.


“임 장군님 말고 또 있나?”

“음 그거야 나야 모르지. 가자. 늦었다.”

“어 형!”


강수가 마소를 따라 걸음을 옮기고 세 발짝 걸었을까? 언제 뒤를 따라왔는지 모르게 한청이 강수의 어깨를 붙잡는다.


탁! “어! 부단주님 무슨 일이세요?”

“강수야! 부 교주님이 찾으신다. 가자.”

“네! 마검 사부님이 저를요? 좀 전에 뵀는데.”

“알고 있다. 하지만 급한 일이 생긴 것 같구나.”

“지금 바로 가야 하나요?”

“그래.”

“저기 누나가 걱정할 것 같아 그런데, 주방에 갔다 가면 안 될까요?”

“마소는 지금 주방에 가서 강수의 누님에게 강수의 상황을 알려라. 그리고 현무진인이 계시는 곳으로 꼭 모시고 오도록 해라. 부 교주님의 명령이다. 알겠느냐?”

“네 부단주님.”


대답과 동시에 한청에게 고개를 숙여 보인 마소가 슬쩍 강수에게 장난스럽게 눈을 찡긋거리곤 경공을 사용해 빠르게 주방을 향해 달려간다.

마소가 주방을 향해 달려가자 한청이 뒤돌아서서는.


“가자.”

“네. 저기 근데 부단주님! 저의 누님도 같이 부르신 건가요?”

“그렇다.”


말과 함께 몸을 돌려 두어 걸음 걸어가다가 뒤에서 따라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자 멈춰서는 한청, 몸을 돌려 왜? 라는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서 있는 강수를 보며,


“나도 이유는 모른다. 그러니 더는 묻지 말고 가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주방 쪽을 힐끔 돌아본 강수가 앞서 걸어가는 한청의 뒤를 따라 후다닥! 달려간다.


“우아악∼ ********** **** ******** 우악∼ 주···.******”


악에 받친 짐승이 살고 싶다고,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듯 임 장군의 괴성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속에 내재하여 있는 아픔과 슬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지 임 장군을 지키던 정파 사람들의 눈에 눈물이 맺혀 주르륵! 흘러내린다.


저벅! 저벅!


훌쩍이는 정파인들 사이를 마소와 그런 마소의 뒤를 따라 미려가 걷고 있다.

알 수 없는 불안한 감정과 걱정스러운 마음을 얼굴에 그대로 담고선.


고요한 천막 안,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듯 앉아 있는 마검과 현무진인 그리고 그 앞에 무엇이 그리 슬픈지 눈물, 콧물 흘려가며 강수가 울고 있다.

스르륵! 현무진인과 마검의 눈이 떠지고 곧이어 한청의 목소리가 천막 밖에서 들려온다.


“강수의 누이인 미려가 도착했습니다.”

“들여보내라.”

“네.”


누나가 왔다는 말에 강수가 얼른 눈물을 훔치며 밝은 표정을 짓는다.


“누나 왔어. 이리 앉아. 사부님들이 누나한테 할 말이 있으시대.”

“어! 그래.”


어색한 대답과 함께 못 올 곳을 온 사람처럼 미려가 서 있자 현무진인이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앉아도 괜찮다는 듯 손짓을 한다.


“괜찮으니 앉으시게. 그리고 그래야 이야기를 나누든 무얼 하든 할 것 아닌가.”

“네 알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조심스레 강수의 옆에 앉는 미려, 금방이라도 무슨 말을 할 것 같던 현무진인의 시선이 빈 허공을 가리키자 조금은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천막 안에 내려앉은 침묵에 눌려 미려 또한 빈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에 젖는다.


‘왜? 두 분 다 아무 말 없는 거지?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나 때문인가? 아니면 강수···? 강수가 왜?’


순간 미려의 가슴이 빨리 뛰기 시작한다.


쿵! 쿵! 쿵!


처음 살수로써 누군가를 죽이기 전과 같이 미려의 귀와 머릿속에 심장 뛰는 소리가 쿵! 쿵! 쿵! 들려온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미려야! 침착해야 한다. 그래야···.’

“누나! 급하게 왔나 보네.”

“어!”

“아니 누나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아서.”

“어···! 어 조금.”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곤 조심스레 마검과 현무진인의 눈치를 살피다 현무진인과 눈이 마주치자 미려가 살며시 고개를 숙여 보인다.

미려의 이런 마음을 아는 걸까? 현무진인이 헛기침하며 입을 뗀다.


“흠! 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리 불러 놓고 잠시 실례를 범했네. 미안하네.”

“아닙니다.”

“그래, 자네를 이리 부른 이유는···. 휴∼ 말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네. 강수와 임 장군의 일 때문에 상의할 것이 있어 보자고 부른 것이네.”


순간 굳은 표정의 미려가 표정을 들킬까 살며시 고개를 숙인다.

쿵! 쿵! 쿵! 다시 빨리 뛰는 미려의 심장.


‘임 장군님과 강수가 무슨 연관이 있다고 이러시는 거지?’


아무리 의문을 풀려고 해도 풀리지 않자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현무진인을 바라본다.


“강수에게 안 좋은 일인가요?”

“그것이···. 휴∼”


말을 잇지 못하고 한숨을 내쉰 현무진인이 슬쩍 마검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이번 일에 관해서는 저보다 마검님이 많이 아시니 직접 설명해주시는 것이 옳지 싶은데, 어찌하시겠습니까?”


꿈틀! 마검의 미간에 골이 파인다.


“충분히 이해한 것으로 아는데, 아니었나?”

“제가 이해하는 것과 남에게 설명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니까요.”

“흥! 그렇다면야.”


별거 아닌 듯 미려에게 시선을 돌린 마검이 미려와 눈이 마주치자 잠시 머뭇거리다 불쑥! 말을 내뱉는다.


“모른다. 좋은 일인지 안 좋은 일인지는, 하지만 성공한다면 강수는 강해질 것이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성공한다면 이라니요? 제가 알아들을 수 있게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마검님!”

“기다려라. 아직 강수에게 기회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니.”

“그럼 하지 않겠습니다. 가자 강수야. 어서 일어나.”

“어! 알았어. 누나.”


엉거주춤 일어선 강수가 먼 산을 보며 한숨을 짓는 현무진인과 외면하듯 눈을 감아버리는 마검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현무 사부님, 마검 사부님. 전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편히···.”

“곽 부관이 도착했습니다. 어찌할까요?”


밖에서 들리는 한청의 목소리에 강수의 말이 순간 잘리고 이내 마검의 목소리가 어정쩡하게 서 있는 두 사람을 지나친다.


“들여보내라.”

“네. 들어가시죠.”


입구를 가리고 있던 천막이 걷히고, 십 년은 늙은 듯 푹 꺼진 눈과 서리가 내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을 흩트린 곽 부관이 현무진인과 마검에게 고개를 숙인다.

무엇이 그리 급한 것일까? 항시 느긋하던 현무진인이 아직 고개를 들지도 않은 곽 부관에게 말을 먼저 건넨다.


“그래, 어찌 되었는가? 할 사람을 찾았는가?”

“죄송합니다.”

“정말 단 한 사람도 없다는 말인가?”

“네.”


급한 마음에 다른 누군가 천막 안에 있다는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다 얼핏 강수와 미려가 눈에 비치자 곽 부관의 시선이 천천히 현무진인을 향한다.


“혹 이 두 아이 중에 임 장군님과 인연이 있는 아이가 있는 것입니까?”

‘인연? 무슨 말이지?’


놀란 미려의 시선이 현무진인을 향하고 그 순간 미려와 눈이 마주친 현무진인의 입에서 긴 한숨이 새어 나온다.

마치 그렇다고 말을 하듯.


쿵!


한쪽 무릎이 힘없이 꺾인 채 강수와 미려를 향해 곽 부관이 머리를 조아린다.


‘왜 곽 부관님이 나와 강수에게 무릎을 꿇는단 말인가? 무언가 잘못됐다. 어떡하지? 난 강수를 지켜야 하는데···.’


수만 가지의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때, 피맺힌 곽 부관의 목소리가 미려의 귀를 파고든다.


“내 이런 부탁을 할 면목은 없다. 하지만 내 주군이 죽어가고 있다. 근데 부하인 난 아무런 도움이 못 되는구나. 내 목숨을 달라면 줄 것이고 종이 되라면 될 것이다. 그러니 제발 우리 장군님을 우리 장군님을 편히 보내 주기 바란다. 제발. 부탁한다. 제발.”


곽 부관의 갑작스런 행동에 강수가 무서운지 자신의 품을 파고들자 괜찮다는 듯 미려가 강수의 등을 토닥인다.


“갈! 그만두지 못할까. 지금 너의 넋두리나 듣자고 모인 것이 아니다. 더는 나서지 마라. 곽 부관!”

“어찌 그러십니까? 우리 장군님의 일입니다.”

“너와 다른 금의위도 못 하는 일이라 하지 않았느냐? 근데 어찌 다른 이에게 강요한다는 말이냐?”

“그래도···.”

“갈! 이곳에 있고 싶다면 더는 나서지 마라. 마지막 경고다. 곽 부관!”


끄덕이는 곽 부관의 고개를 보며 마검의 시선이 천천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미려의 눈을 마주한다.


“나 또한 처음 겪는 일이라 강수가 어찌 될지 모른다.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나 마검이 강수를 지킬 것이다. 그러니 앉아라. 앉아서 들어라. 그리고 결정해라.”


거역할 수 없는 힘이 담긴 마검의 말에 주저앉으려는 무릎을 바로 한 채 미려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선택권은 나와 강수에게 있다는 말인가? 그래 그럼 듣자, 듣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아.’


생각이 정리된 걸까? 조금은 밝은 표정의 미려가 강수에게 시선을 옮긴다.


“앉자 강수야.”

“그래도 돼? 누나.”

“응. 근데 강수야! 마검님의 말을 다 듣고 만약에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누나하고 상의하고 결정하는 거다. 알았지?”

“응 누나.”


당연하다는 듯 방긋 미소 지어 보이는 강수의 모습에 마음속에 남아 있던 걱정을 지운 미려가 자리에 앉아 당당하게 마검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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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화. 인연(因緣). (4) 22.07.23 120 0 11쪽
70 70화. 인연(因緣). (3) 22.07.22 115 1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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