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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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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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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글자수 :
49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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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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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70화. 인연(因緣). (3)

DUMMY

화르르! 쫙!


시퍼런 불길이 이는 화로 앞에 선 강수가 힘차게 웍 질을 하고 그 뒤에 앉은 방 숙수는 그런 강수의 웍 질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연신 잔소리를 해댄다.


“아니 불을 웍 안으로 담으란 말이다. 이놈아! 그래야 불맛이 재료에 스며들 것 아니냐? 아니 그게 아니라, 불을 담으라고 불을.”

“지금 하고 있잖습니까.”

“하긴 뭘 해 이놈아! 그게 불에 태운 거지, 불을 담는 거냐? 다 탔구먼. 에구 못산다. 못살아.”

“죄송합니다. 숙수님.”

“알긴 아냐? 이놈아! 에고 내 팔자야. 내 마지막으로 천천히 한 번 더 보여 줄 터이니, 불에서 눈을 떼지 말고 똑바로 봐라. 어찌 불이 움직이는지 알겠느냐?”

“네 숙수님. 절대 한눈팔지 않고 똑바로 보겠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망친 재료를 옆에 놓인 쓰레기통에 버리고 잡고 있던 웍을 놓고 뒤로 물러선다.

강수가 자리를 내주자 방 숙수가 한발 화로 앞으로 다가서며 웍과 웍 옆에 놓인 국자를 잡고 먼저 국자로 물을 퍼서 웍을 닦아 내곤 풀무를 강하게 밝아 시퍼런 불길을 일으켜 웍 안에 물기를 날려버린다.


차∼악!


웍에 기름을 두르고 잠시 기름의 온도가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온도가 올라가자 웍 안에 고기를 넣고 볶기 시작하다 어느 정도 고기가 튀겨지듯 볶아지자 이번엔 소쿠리에 담긴 채소를 웍 안에 넣는다.

아직 숨이 죽지 않아 웍 안에 수북이 쌓인 채소를 방 숙수가 국자와 웍을 이용해 조금씩 숨을 죽인다.

그렇게 어느 정도 숨이 죽자 다시 강하게 풀무를 밝아 시퍼런 불을 일으킨 방 숙수가 웍을 잡아당기며 불꽃을 웍 안으로 끌어당겼다 놓아주기를 몇 번, 중간에 간단하게 소금으로 간을 맞추곤 끝이 났는지 쟁반에 고기 채소볶음을 담아낸다.


“와∼ 숙수님! 불이 살아 움직여요. 막 자기가 알아서 웍 안으로 들어갔다 나갔다 춤을 추는데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그게 바로 나 방규의 주특기인 일명 불춤이라는 것이다. 알겠느냐?”

“불춤이요?”

“그래 불과 함께 춤을 추듯 웍 질을 한다 해서 내 그리 지었단다. 어떠냐? 멋지지 않으냐?”

“네. 완전히 멋있어요. 근데 숙수님! 어떻게 하면 불을 그렇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거예요? 불이 살아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 통하는 것도 아닌데.”


헛기침과 동시에 주변에 누가 있는지 살피고는 누가 들을까 아주 작은 목소리로,


“헛∼음. 그건 말이다. 아∼이건 정말 말해주면 안 되는 건데. 어쩌나?”

“이제 저는 숙수님의 제자나 다름없는데, 저한테 숨겨 뭐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어서 말해주십시오. 예?”

“내 제자라는 말이냐? 네 녀석이!”

“당연하죠. 이렇게 요리를 숙수님한테 배우고 있으니 당연히 저는 방 숙수님의 요리 제자 맞죠. 아닌가요?”

“그렇다는 말이지.”


방 숙수의 얼굴에 묘한 미소가 그려진다.


“음∼음 그럼 넌 내 제자니, 너에게만 네 특별히 알려주도록 하마. 그러니까 불이라는 것은 한 마디로 살아 있는 생물과 같다고 보면 된다. 숨을 불어 넣어주면 자라고 숨을 죽이면 줄어드는. 한마디로 불은 숨을 어찌 조절하느냐에 따라 형태가 변한다는 말이지, 알겠느냐?”

“네. 그러니까 풀무질을 강하게 하면 불이 커지고 안 하면 줄어드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그리고 웍 질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웍을 밀어 공기를 차단하고 다시 웍을 몸쪽으로 당길 때 불꽃과 공기를 닿게 만들어 웍 안으로 강하게 살아난 불꽃을 끌어당기는 것이고. 하여간 나는 무식해서, 더는 너에게 설명을 못 하겠다마는 한 삼십 년 이리 불과 지내오다 보니 꼭 불이 살아 있는 것 같이 느껴지더구나. 킥킥킥! 내가 좀 이상해 보이냐?”

“아니요. 하나도 안 이상해 보입니다. 근데 저에겐 아직 어려운 일인 건 분명한 거 같네요. 헤헤헤!”

“안다. 하지만 너에게는 시간이 없지 않으냐?”

“그렇긴 한데···. 어! 누가 오는데요.”


강수가 재빠르게 주방에 나 있는 쪽문을 잡고 서서는 인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을 바라보며 두 눈에 힘을 준다.


‘누구지? 어! 마소 형이네···. 혹시 마검 사부님이 깨어나셨나?’


마소가 두어 발 앞에 다가서자 주방 문 앞에 선 강수가 마소를 향해 손을 흔든다.


“마소 형! 혹시 마검 사부님 깨어나셨나요?”

“어.”


대답과 동시에 마소가 강수를 지나쳐 방 숙수 앞에 멈추어 선다.


“저기 숙수님! 부 교주님이 드실 미음을 준비해주십시오. 급합니다.”

“아! 그런가. 알겠네. 잠시만 기다리게.”


말과 동시에 방 숙수가 빠르게 웍을 닦고는 웍 안에 물과 주방 한쪽 구석에 소중히 보관 중이던 쌀을 소량 넣어 끓인다.


“형 뭔데 그렇게 급해. 어차피 숙소로 가져갈 거 아니야?”

“부 교주님이 깨어나자마자 임 장군님한테 가셨거든.”

“엥! 그게 무슨 말이야? 깨어나자마자 왜 임 장군님한테···. 혹시 치료 방법을 찾아내신 거야?”

“그건 나도 모르지. 하지만 가보면 무슨 알지 않겠냐?”

“그럼 형 나도 데리고 가.”

“그래, 같이 가자.”

“숙수님 저 잠시만 갔다 올게요.”

“그래 알았다.”

“저기 숙수님! 아직 멀었습니까?”

“아니네. 이제 거의 끝났네! 잠시만 기다리게.”

“네.”


쌀이 늘어 붙지 않도록 손에 쥔 주걱을 연신 돌리며 발로는 풀무질을 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도울 생각은 않고, 마소와 떠드는 강수를 보며 방 숙수가 작게 투덜거린다.


“썩을 놈 같으니라고.”


임호연 장군이 묶여있는 커다란 바위 바로 앞에 설치된 현무진인의 천막 안, 현무진인과 마검이 마주 앉아 있다.

무슨 이야기가 오갔을까? 실내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로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이때 밖에서 곽부관의 목소리가 들린다.


“곽 부관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시게.”


입구를 가리고 있던 천이 젖혀지며 천막 안으로 곽 부관이 들어온다.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 이리 앉게나.”

“아! 예.”


현무진인이 손으로 가리킨 곳으로 가 곽 부관이 조심스럽게 자리에 앉는다.

곽 부관이 자리에 앉자 마검을 슬쩍 쳐다본 현무진인이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입을 연다.


“마검님이 마족의 기운과 기억을 모두 수습했다네. 해서 현 금의위에서 가장 선임인 자네와 앞으로 임 장군의 신변에 관해서 어찌해야 할지 상의를 해야 할 것 같아, 이리 보자고 한 것이니 마검님의 설명 잘 듣고 자네의 의견을 말해보시게나. 알겠는가?”

“네. 경청하겠습니다.”


다른 어떤 질문이나 의문을 표하지 아니하고 경청하겠다는 단 한마디 말만 내뱉곤 자신을 응시하는 곽 부관의 모습에 순간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까? 잠시 고민하던 마검이 이런 고민을 하는 자신이 우스운지 고개를 살며시 흔들며 툭! 말을 내뱉는다.


“임 장군은 곧 죽는다.”

“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죽다니요. 저리 멀쩡히 살아 계시는 분이 죽긴 왜 죽습니까? 자세히 설명해주십시오. 죽는 이유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곽 부관이 흥분된 얼굴로 마검을 쳐다본다.


“어허. 자네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자네가 이리 흥분하면 어찌 마검님이 말을 하겠는가. 진정하게.”

“죄송합니다. 제가 그만 실수했습니다. 경청하겠습니다. 죽는 이유를 말씀 주시겠습니까?”


곽 부관이 자리에 다시 앉자 그런 곽 부관을 쳐다보는 마검의 표정이 어느 때 보다 무겁다.

그래서였을까? 현무진인이 먼저 입을 뗀다.


“마검님이 말하기 힘든 것 같으니, 네 먼저 마검님에게 들어 알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해줌세.”

“네. 그러시지요.”

“임 장군이 화경에 오를 당시 육체와 정신 간에 약간의 틈이 발생한 것은 알고 있나?”

“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해결될 문제라 들었습니다.”

“맞네. 근데 이번 임장군이 마족을 죽이고 기운을 흡수하게 되면서 그 양이 너무 많아 틈이 벌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게 나와 마검님의 생각이네. 한마디로 주화입마에 빠진 것이지.”

“그래서 장군님이 죽는다고 말씀하신 겁니까? 주화입마에 빠지셨다는 이유로!”


깊은 한숨과 함께 말하던 현무진인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진다.


“하∼ 그게 다가 아니네. 지금 임 장군의 내부에는 마족의 영혼(靈魂)이 들어와···.”


가만히 옆에서 듣고 있던 마검이 현무진인의 말을 끊는다.


“지금부터는 내가 이야기하지.”

“하긴 그게 좋겠군.”


곽 부관의 시선을 마주한 마검이 차분한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마족을 죽이게 되면 마족의 기운과 함께 마족의 영혼도 같이 흡수된다. 하여 지금 임 장군은 내면의 세계에서 주화입마로 인해 타격을 받아 약해질 때로 약해진 영혼을 이끌고 마족의 영혼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고 죽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아니, 임 장군은 틀림없이 죽는다. 마족에게 몸을 빼앗긴 채. 물론 믿기 어렵겠지. 하지만 사실이다. 이곳은 그런 곳이니까.”

“그럼 어찌하자는 말씀입니까? 저리 죽어가도록 가만히 보고만 있잖은 말씀이신 겁니까?”

“다시 말하지만, 임 장군이 나아질 방법은 없다. 임 장군은 곧 죽는다. 단 어떻게 죽느냐를 결정하기 위해 너를 부른 것이다. 그리고 그 경우의 수는 내가 알기론 두 가지뿐이다. 들어 볼 텐가?”


순간 천막 안에 짙은 침묵이 감돌고 그 침묵을 곽 부관이 깬다.


“경청하겠습니다.”

“첫 번째 임 장군이 이지(理智)를 상실하기 전에 누군가 임 장군의 목숨을 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마족에게 몸을 빼앗긴 임 장군의 몸을 나나 현무진인이 죽이는 것이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장군님의 목숨을 취하다니요? 왜···? 진정 다른 방법은 없는 것입니까?”

“없다.”


없다! 라는 말에 곽 부관의 표정이 순간 멍하게 변하고 다시 천막 안엔 짙은 침묵이 감돈다.

뚝! 뚝! 곽 부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제발 우리 장군님 좀 살려주십시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발. 우리 장군님 좀 살려주십시오. 예? 우리 장군님 좀···.”

“진정하게 곽 부관! 자네가 이리 무너지면 임 장군은 어찌한다는 말인가.”

“죄송합니다. 근데 도저히 진정이 안 됩니다. 아∼ 아 우리 불쌍한 장군님. 으악! 장군님···.”


눈에 모세혈관이 터져 시뻘겋게 변한 눈을 하고선 이내 숨이 안 쉬어지는지 헉헉거리기 시작한다.

저리 두었다가는 주화입마에 빠질지도 모르겠다는 판단에 현무진인이 자연스럽게 곽 부관에게 다가가 곽 부관의 수혈(睡穴)을 누르곤 털썩! 정신을 잃은 곽 부관을 품에 안아 바닥에 눕힌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정신을 잃고 누워있던 곽 부관이 눈을 뜨곤 머리가 아픈지 인상을 찡그리다 좀 전에 일이 떠올랐는지 벌떡! 일어나 마검과 현무진인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이 곽진호 두 분께 추태를 보여 죄송합니다. 이 일은 나중에 벌을 내리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갈! 어찌 또 추태를 보이려 하는 것인가. 자네의 이런 행동은 임 장군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가?”

“죄송합니다. 하지만···. 노력하겠습니다.”

“그래, 그래야 어찌 되었든 임 장군을 위한 방법을 찾을 것 아니겠는가. 자 그럼 이제 내 잠시 생각한 것과 마검님이 좀 전에 했던 말을 내 아는 대로 자네에게 설명해 줄 터이니 잘 듣게나. 알겠는가?”

“예. 경청하겠습니다.”

“그럼 좀 전에 마검님이 말하여준 두 가지 경우에 관하여 자세히 말해주겠네. 먼저 임 장군이 마족에게 완전히 영혼을 잡아 먹히기 전에 임 장군과 같은 심법이나 아니면 임 장군이 가지고 있는 기와 별다른 충돌이 없는 심법을 익힌 이가 임 장군의 목숨을 취한다면 임 장군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억과 기운은 임 장군의 목숨을 취한 사람에게 이전되고 마족의 영혼은 소멸한다고 하네.”

“어찌 마족의 영혼이···. 그렇다면 지금 소멸시킬 방법은···?”

“없다.”


옆에서 두 눈을 감고 있던 마검이 툭! 한마디 말을 던지곤 다시 눈을 감는다.


“삼자가 개입할 시 마족의 영혼이 사라지는 이유는 이전 영혼만이 삼자에게 전이되기 때문이라고 하더군.”

“음 그렇군요.”

“하여간 첫 번째 경우는 그렇고 두 번째 경우는 결정이 늦어 마족이 임 장군의 몸을 완전히 장악할 시 어차피 임 장군은 죽은 것이라 보아야 하기에 나나 옆에 있는 마검님이 나서야 하겠지만 아직은 시간이 있어 자네를 보자고 한 것이네. 어렵겠지만 임 장군의 마지막을 함께할 사람을 선발해 주게나.”

“아니, 절대 그럴 수는 없습니다. 어찌 주군의 몸에 검을 들이댈 수 있겠습니까? 그건 도저히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말씀 거두어 주십시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뿐만 아니라 금의위 전부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입니다. 제발 재고해 주십시오.”

“허∼허 그러면 다른 누군가 이 일을 대신에 할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현무 사부님 강수입니다. 마검 사부님 드실 미음을 가지고 왔는데,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갑자기 밖에서 들리는 강수의 목소리에 현무진인이 말을 잇지 못하고 가만히 천막 입구를 바라보다가 묘한 미소를 짓는다.


“들어 오너라.”


강수가 들어와 자기 모습을 볼까? 곽 부관이 고개를 푹 숙이고는 눈물을 훔친다.

마소가 입구를 가린 천을 젖혀주자 두 손에 미음이 담긴 쟁반을 받쳐 든 강수가 천막 안으로 들어와 조심스레 마검 앞에 쟁반을 내려놓는다.


“방 숙수님이 특별히 맛있게 만든 것이니 식기 전에 드십시오. 마검 사부님. 그리고 깨어나신 것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괜한 짓을 했구나.”


이전과 다르게 부드러운 마검의 말투에 기분이 좋은지 강수가 해맑게 웃고는 서둘러 보자기를 풀러 미음과 수저가 놓인 쟁반을 슬쩍 마검 앞으로 밀어 놓는다.


“헤헤 죄송합니다. 사부님. 어서 드세요.”


마검이 헛기침하며 난처한 표정을 짓자 옆에 있던 현무진인이 어서 먹으라는 듯 손짓한다.


“드시지요. 어차피 다 살자고 하는 일인데. 그리고 보니 강수 너도 이에 해당하는구나.”

“예!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그런 게 있단다. 그만 나가 보거라.”

“네 사부님.”


눈치를 살피던 강수가 나가자 천막 안은 다시 무거운 분위기가 지배하고 이에 현무진인이 입을 뗀다.


“오늘 내로 금의위에서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을 찾아 부탁할 것인지 생각해보게나.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나? 곽 부관.”

“네 알겠습니다. 하지만 금의위에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을 찾아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알았네. 찾아보겠네. 하지만 자네들도 하기 꺼리는 일을 그 사람이라고 쉬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될 수 있으면 자네들 중에 이 일을 맡을 사람을 정하는 것이 나는 옳다고 보네. 그러니 너무 안된다고만 생각 말고 잘 알아보게나.”

“네 그리 하겠습니다. 하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아주십시오.”

“으악 안돼. 으악 *** **** ******”


갑자기 조용하던 임호연 장군이 다시 울부짖으며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언어로 말을 하기 시작하자 이에 마검이 감았던 눈을 번쩍! 뜬다.


“마족의 언어다. 시간이 없다.”

“그게 지금···. 임 장군이 하는 말이 마족의 언어라는 말인가?”

“그렇다. 이제 얼마 후면 마족이 임 장군의 몸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곽 부관! 오늘 붉은 달이 지기 전에 결정해라. 알겠는가?”

“그 정도로 시급한 상황입니까?”

“그렇다.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

“알겠습니다. 그럼 전 금의위에 이 사실을 알리고 모두의 의견을 알아 올 터이니, 두 분께서는 우리를 대신할 수 있는 분을 꼭 모셔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마검의 말을 반신반의하던 곽 부관은 임 장군의 입에서 내뱉어지는 이상한 말에 서둘러 천막 밖으로 나간다.

곽 부관이 나가고 마검이 슬쩍 현무진인에게 시선을 던진다. 마치 무언가를 묻듯.

현무진인 또한 마검이 무엇을 묻는지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강수와 강수의 누이를 데리고 와라. 한청!”

“네 부 교주님.”


천막 밖에 있던 한청이 대답과 동시에 동굴 안으로 사라진다.


“이것도 인연인가. 허허 짓궂구나! 짓궂어.”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현무진인이 눈을 감자 쟁반 위에 가지런히 놓인 미음과 수저를 쳐다보던 마검이 수저를 향해 천천히 손을 가져가 미음을 한술 떠 입에 넣는다.


“음 역시 맛이 없군.”


투덜거리면서도 이내 다시 한술 떠 입에 집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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