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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21 님의 서재입니다.

나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무협

나르21
작품등록일 :
2022.05.11 12:25
최근연재일 :
2022.08.24 21:00
연재수 :
98 회
조회수 :
17,707
추천수 :
131
글자수 :
492,474

작성
22.08.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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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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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82화. 헤어짐의 시작. (3)

DUMMY

쉭! 툭!


순간 지금의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두 소리가 귀속을 파고들고 곧이어“으악!” 바르바토스의 비명이 들리자‘뭐지?’라는 궁금증에 송현이 천천히 고개를 든다.

그리고 누군가를 본 것인지 두 눈동자에 없던 생기가 감돈다.


“여길 어떻게?”

“넌 지금 즉시 어떠한 싸움에도 개입하지 말고 본진으로 돌아가라. 그리고 싸움이 끝나 조용해지면 너 자신을 돌아봐라. 알겠느냐?”

“네? 아니 지금 말입니까?”

“가라. 긴말할 시간 없다.”

“네. 알겠습니다.”


단호한 마검의 말에 더는 무어라 묻지 못하고 곧바로 본진이 있는 곳을 향해 몸을 날리는 송현, 잠시 죽은 동료들을 찾을까 고민하다 싸움에 개입하지 말라는 마감의 말이 떠올라 고개를 젓고는 더욱 속력을 내 본진이 있는 곳을 향해 날아간다.


우두둑!


좌우로 목을 돌리며 잘려 나간 오른쪽 앞발을 재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바르바토스에게 마검이 한 발짝 내디딘다.

저벅! 언제 어떻게 다가온 것인지 바르바토스의 코앞에 선 마검이 들고 있던 검을 좌에서 우로 사선 방향으로 내려긋는다.

화들짝 놀라 바르바토스가 왼쪽 앞발로 마검의 검을 쳐낸다.


꽝! “어!”


당연히 뒤로 밀려날 거라 여겼던 마검이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자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목을 향해 날아오는 마검의 검에 허둥대며 아직 완벽하게 자라나지 않은 오른쪽 앞발을 들어 검을 쳐낸다.


꽈과꽝!


연속되는 폭음과 기의 후폭풍, 송현과 싸울 때와는 달리 바르바토스의 호흡이 거칠다.


“뭐야? 이 인간! 어찌 인간이 이리 강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더욱 교묘하게 바르바토스의 빈 곳을 마검의 검이 파고든다.

몇 번의 검이 오가고 어느 순간 촥! 하는 소리와 함께 바르바토스의 옆구리가 갈라지며 녹색 피가 사방으로 흩날린다.


놀라고 당황한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하다 천천히 고개를 숙여 자신의 가슴 부위로 시선을 움직이는 마족 제파르, 가슴에 박혀있는 검이 보이자 울컥! 녹색 피를 토해내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든다.


“하∼ 하∼ 하 인간 맞나?”

“맞다.”


현무진인이 언제 배운 것인지 마족의 언어로 말을 한다.


“그렇군. 인간이었군.”


마지막 말을 끝으로 스르륵 허물어지듯 땅바닥에 철퍼덕 주저앉는 제파르,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몸이 분해되기 시작한다.

저벅! 저벅! 제파르에게 다가가 가슴에 박힌 검을 빼든 현무진인이 가만히 서서 주위를 돌아보자 죽은 마검대의 시신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온다.


“하∼”


답답한지 긴 한숨을 내뱉어 보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음이 무거운지 인상을 찡그린다.


퍽!


그 순간 제파르의 몸에서 빠져나왔던 기가 현무진인의 정수리로 내리꽂힌다.


지혈했지만 너무 크게 베여 벌어진 살을 타고 피가 뚝뚝 떨어진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들고 있는 검에 기대 힘겹게 서 있는 곽부관, 이십 장 앞에 서서 죽은 마족의 기를 받아들이는 마검을 부러운 듯 바라본다.

휘몰아치듯 마검의 정수리를 향해 요동치며 빨려 들어가던 마족의 기가 시간이 지나자 차츰 줄어들어 조금씩 가늘어져 가고 이내 번쩍! 마검의 눈이 떠진다.


“정리해라.”

“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무엇을 말인가?”

“마족에게 죽을 뻔한 저를 살려주신 것을 말입니다.”

“죽여야 하기에 죽였을 뿐이다.”

“그래도 감사드립니다.”


뭐라 더는 말하기 귀찮다는 듯 곽부관을 지나쳐 걸어가는 마검의 뒷모습이 왠지 지쳐 보인다.

짧게 한숨을 내쉰 곽 부관이 주위를 돌아보곤 남은 금의위 군인들을 향해 명령을 내린다.


“모두 시신을 모아라. 그리고 붉은 달이 지기 전에 태운다. 실시!”


체내의 모든 기를 마족에게 빼앗긴 채 목내이(木乃伊)처럼 말라비틀어진 상태로 죽은 동료 시신을 한곳으로 옮기는 금의위 군인들과 이 모습을 힘겹게 바라보는 곽 부관.

그런 곽 부관의 옆으로 육조 조장 남무위가 다가선다.


“곽 부관님 그만 들어가 쉬십시오. 여긴 저희가 정리하겠습니다.”

“됐다. 몇 명이나 죽었나?”

“스물두 명 전사하였습니다.”

“많이 죽었구나. 하∼”


길게 한숨을 내쉬다 강한 기의 회오리가 뒤쪽 본진이 있는 곳에서 느껴지자 순간 몸을 돌리다“으∼윽!” 다친 옆구리를 부여잡는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가서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땅을 박차며 강한 기가 느껴지는 곳을 향해 달려 나가는 육조 조장 남무위, 기가 느껴지는 곳을 따라 달려 나가다가 강수가 탄 마차 주위에 모여 있는 현무진인과 마검 그리고 취웅을 발견하곤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춘다.


‘뭐지 왜 여기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주변을 기웃거리다 순간 강한 기의 회오리에 강수가 탄 마차의 천막이 화르르! 가루가 되어 흩어지자 놀라 서너 걸음 물러선다.


“음∼메”


마차를 끌던 늙은 황소가 놀라 날뛰자 순간 뽑힌 마검의 검에 늙은 황소의 목이 잘린다.


쿵!


죽은 황소에겐 아무도 관심이 없는지 모두의 시선은 천막이 사라져 내부가 훤히 들려다 보이는 마차의 짐칸을 향해 있다.


웅! 웅!


벌 때가 우는 듯 강한 기의 회오리가 이는 짐칸의 중앙, 일장 높이의 허공에 강수가 빛에 싸여 떠 있다.


우두둑!


또다시 환골탈태가 일어나는 것일까? 떠 있는 강수의 몸에선 뼈가 뒤틀리는 소리가 들리고 정수리 부위엔 어느새 피어난 세 개의 꽃봉오리가 빙그르르 머리맡을 맴돈다.


“삼화취정(三花聚頂)이라 허허 좋구나. 좋아.”

“그럼 강수가 이제 화경에 오른 것인가?”

“그렇지요.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과 다르니 깨어나 봐야 자세한 것은 알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긴 그렇기는 하겠네, 그려. 하여간 경사네 경사. 아니 그런가?”

“그렇지요. 제자가 화경에 올랐으니 경사도 아주 큰 경사지요.”

“축하하네.”

“감사합니다. 선배님.”


강수의 머리맡을 맴돌던 세 개의 꽃봉오리가 활짝 꽃을 피우곤 이내 차례대로 강수의 정수리로 스며든다.

마지막 꽃이 사라지고 강수의 몸에선 환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내 사그라들고 공중에 떠 있던 강수의 몸도 천천히 내려온다.


“끝났군.”


짧은 말과 함께 마검이 뒤돌아선다.


“오늘 수고했네.”

“흥!”


현무진인의 말에 콧방귀를 뀐 마검이 마검대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간다.


“이∼그 어찌 사람이 저리 멋대가리가 없는 것인지 쯧쯧쯧. 아니 그런가?”


자신의 물음에 현무진인의 대답이 없자 슬쩍 현무진인이 서 있던 옆으로 고개를 돌리는 취웅, 어디로 간 것인지 현무진인이 보이지 않자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두 손을 모으고 걱정스레 강수를 바라보는 미려, 얼마나 손에 힘을 주었는지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 손에 피가 흐른다.

하지만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지 그렇게 계속 손가락에 힘을 준다.


“곧 끝이 날것일세.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아! 네.”

“이렇게 화경에까지 오를 줄은 몰랐는데···. 아무래도 임 장군이 신경을 많이 썼나 보네, 그려. 하여간 이제 조만간에 깨어날 것이니, 조금만 참고 기다리게나.”

“네 현무진인님. 그리하겠습니다.”

“그럼 고생하게나.”

“네 들어가십시오. 그리고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미려의 인사를 받으며 자신을 발견하고 걸어오는 취웅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현무진인, 몇 걸음 걸어 취웅의 앞에 서선.


“이만 저희도 쉬러 가시지요?”

“그러세. 하∼ 그나저나 오늘 피해가 너무 크군.”

“그러게 말입니다. 미리 대비는 하고 있었지만 이리 많이 몰려올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하지만 잘 막은 것 같아 그나마 다행입니다.”

“마검대가 피해가 가장 크다고 하던데 몇이나 죽은 겐가?”

“단주인 공손진을 포함해서 이십여 명 정도 죽었다고 하더군요.”

“에고 힘이 좀 달리고 모자라면 좀 물러서고 피할 줄도 알아야지, 어찌 사람들이 자기들 수장 닮아서는···. 쯧쯧쯧 안타까울 뿐이네, 그려.”

“그것이 마검대니까요.”

“하긴 그렇기는 하네만. 그래도 너무 많이 죽었어.”

“그건 그렇고 우리 쪽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하∼휴 그게···. 정진, 나윤, 궁연 이렇게 세 사람이 죽었네. 송현은 그나마 마검이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살았고. 아! 그리고 송현이 아무래도 조만간 화경에 오를 것 같더구먼.”

“그건 또 무슨 말씀입니까? 송현이 화경에 오르다니요?”

“그게 나도 이유는 정확히 모르네만, 좀 전에 그러니까 세 사람이 어떻게 죽게 된 것인지 경위를 묻기 위해 점창파 아이들이 있는 마차로 가보니 송현이 혼자 명상을 하고 있더군. 해서 말을 걸려고 하는데, 순간 묘한 느낌이 들더란 말이지. 마치 지금 말을 걸면 안 된다는 그런 느낌이랄까? 해서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전에 내가 화경에 오를 때 느꼈던 느낌과 비슷한 느낌이 송현에게서 느껴지는 것 아니겠는가. 해서 내 급히 점창파 아이들을 찾아 절대로 송현에게 말을 걸거나 외부 충격을 주지 말라 당부를 하던 찰나 갑자기 강수가 변화를 일으키는 바람에 내 이리로 달려왔다네.”

“허허 그런 좋은 일이 있었군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지금 저와 함께 가보시지요.”

“그···. 그러세나.”


취웅과 함께 점창파의 마차가 있는 곳을 향해 걸음을 옮기다 잠시 수평선 너머로 지려는 붉은 달을 쳐다보며“하∼” 짧은 한숨을 내쉰다.

고뇌와 번뇌를 털어버리듯, 그리고 그렇게 또 하루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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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9화. 혼자 남겨지다. (2) 22.08.13 106 0 9쪽
88 88화. 혼자 남겨지다. (1) 22.08.12 11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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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화. 생과 사 그리고 마신 하데스(Hades). (1) 22.08.10 11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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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83화. 깨어나다. (1) 22.08.06 113 1 9쪽
» 82화. 헤어짐의 시작. (3) 22.08.05 111 1 10쪽
81 81화. 헤어짐의 시작. (2) 22.08.04 119 0 13쪽
80 80화. 헤어짐의 시작. (1) 22.08.03 13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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