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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길 님의 서재입니다.

HONOR CLUB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공포·미스테리

박길
작품등록일 :
2022.05.21 14:36
최근연재일 :
2022.06.18 20:5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768
추천수 :
117
글자수 :
125,249

작성
22.06.1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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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HONOR CLUB




DUMMY

# 점령


서울로 올라온 동우는 한 호텔에 숙소를 잡고 나머지 일행들을 서둘러 세 곳의 숙소에 나누어 분산시켰다. 아침이 되어서야 서울에 도착한 일행들이 피곤에 지쳐 이미 녹초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동우는 일행에게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말도록 주의를 주고 저녁때까지 숙소에서 쉴 것을 지시했다. 영호를 통해 창주가 제거 되었다는 소식은 이미 들었지만 창주 패거리들이 순순히 밥그릇을 넘겨 줄 리는 없었다. 오히려 진짜 전쟁은 오늘 밤에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서 오십시오 형님!


호텔에서 동우를 기다리고 있던 영호는 표정이 밝아 보이지 않았다. 영호는 어딘가 많이 불안해 보였고 조금은 조급해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수고했다. 얼굴이 안 좋아 보여. 괜찮아?


동우는 영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너한테는 힘든 밤이었던거 잘 알아. 이번 일 마무리 되면 며칠 쉴 수 있을거야. 다른 건 걱정하지 말고, 오늘 밤만 생각하자.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형님.


동우는 두 손으로 영호의 양 어깨를 잡았다. 영호의 어깨가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동우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형님, 회장님 전화입니다.


진식은 들고 있던 전화기를 동우에게 건넸다. 하지만 구회장의 전화라는 말에 동우는 쉽게 전화를 받지 못했다.


-네 접니다. ...,네. 길상이 때문에요. 너무 불쌍하게 갔거든요. ...,네. 제가 할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동우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들어오라네..., 씨팔, 동네 똥개도 아니고.


진식은 굳은 얼굴로 동우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아예 오늘 밤에 다 엎어버릴까요?


진식에게 전화기를 건넨 동우는 창가로 가까이 갔다. 짙은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동우는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다 엎기는 뭐..., 여태 회장님 소리 듣던 분인데. 벌써 일 벌어진 거 눈치채고 대비하고 있겠지. 강이사한테 연락 없었어?


-서울 올 때 연락 주셨습니다. 자기가 연락 할 때까지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고.


-뭘, 기다려? 왜?


-그건 저도 모르겠습니다.


동우는 시간을 지체하면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다. 창주를 제거한 오늘, 창주 패거리들까지 모조리 쓸어버리지 않는다면 분명 두고두고 후환거리가 될 것이다. 이런 판국에 강이사는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니..., 도무지 무슨 속셈인지 알 수 없었다.


-회장님 뵙고 올 테니까, 섣부른 짓 하지 말고 쉬고 있어. 박반장한테 전화 오면 잘 받고.


-네, 알겠습니다. 다녀오십시오.


밖으로 나온 동우는 호란빌딩까지 걸어갈 생각이었다.


길을 걷던 동우는 분주하게 앞만 보며 제 갈 길만 가는 사람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아침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었고,

곧 세차게 비가 내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동우는 걸음을 재촉하지 않았고,

곧 세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 혼선


-크흠, 살해된 이창주와 함께 발견된 사람이 우리 쪽 파수꾼이라구요?


TV에서는 호텔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살인사건에 대해 그들만의 해설을 더해 중계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죽기 전에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눈 것으로 보이고 사건이 있기 전 거구의 남자가 호텔 프런트에서 자신을 김영호라고 소개한 후 이창주의 방으로 올라갔다는 내용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었다.


-네. 지창식입니다. 묵호의 파수꾼들을 관리하는 책임자였습니다.


-그, 지경원씨의...,


-맞습니다. 지경원씨의 아버지입니다.


-어쩌다가 저렇게 된 겁니까?


-묵호의 파수꾼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에 김동우로부터 협박당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창주를 살해하라는 협박이었습니다.


태호는 TV속 들것에 눕혀져 움직이지 않는 거구의 남자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지창식의 시신을 덮은 하얀 천 위로 지경원의 슬픈 얼굴이 오버랩 됐다.


-이창주를 살해한 칼에서 지창식의 지문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지창식이 찔린 칼에 이창주의 지문 외에 신원미상의 지문이 하나 더 발견됐다는 겁니다.


-신원미상의 지문이요?


-네. 사건이 있던 날 CCTV에는 잡히지 않은 누군가가 그 두 사람과 함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조사중에 있습니다.


원부장은 굵은 안경알을 만지작거렸다.


-동우파가 서울로 올라왔다는 첩보도 있습니다. 사실입니까?


-사실입니다. 묵호의 파수꾼에게서 오늘 새벽에 올라온 정보입니다. 묵호뿐 아니라 속초와 강릉 애들도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지금은 이창주의 업소가 가까이 있는 곳 주변에 나눠 모여 있습니다.


원부장은 생각에 잠겼다. 묘하게도 이창주가 살해된 날 김동우가 자신의 세력을 규합해 서울로 올라왔다. 마치 이창주가 죽기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했다. 이 모든 게 정말 우연일 뿐인가?


-크흠, 동우파는 무엇을 노리는 걸까요?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이창주가 살해된 다음 날, 서울로 밀고 들어오다니요.


-구진호 회장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특수부에서는 이창주와 김동우의 자금줄이 구진호 회장이라고 강력하게 의심하고 있었다. 구회장이 그 두 사람과 함께 있는 사진들을 파수꾼들을 통해 여러 장 확보한 상태였고 호란그룹의 수상한 자금흐름에 관한 증거들도 이미 확보해 조사중이었기 때문이다.


-이창주가 살해됐다면 구회장은 이창주에게 지시하던 일들을 김동우에게 맡길 수 밖에 없을 테니까요.


-크흠, 이창주와 김동우, 두 사람 모두 구회장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인데, 혹시 두 사람 사이에 내분이 있을 만한 일이 있었을까요?


-김동우와 한솥밥을 먹던 주길상이라는 자가 얼마전에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끔찍한 린치를 당해 병원에 버려진 걸 치료 중이었는데 치료 중 그만 사망해 버렸습니다.


-이창주 패거리의 짓이었나요?


-이창주에게 린치를 당했으리라는 추측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주길상의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도 호흡곤란에 의한 급성폐렴으로 진단이 나왔구요.


-그럼, 주길상의 죽음과 이번에 이창주가 살해된 사건과는 관계가 없군요?


-그건 더 조사가 필요합니다.


주길상이 사망하기 전, 김동우와 그의 오른팔인 정진식이 다녀갔습니다. 두 사람은 면회를 마치고 얼마 후 돌아갔지만, 정진식이 다시 병원을 찾는 모습이 주차장 CCTV에 선명하게 찍혔습니다.

정진식이 돌아가고 난 얼마 후, 주길상이 사망했습니다.


주길상의 병상 CCTV의 기록은 지워져 있었지만 정진식이 주길상을 살해했다고 볼 만한 증거입니다.


-주길상을 정진식이? 주길상은 김동우와 같은 패거리가 아니었던가요?


-놈들은 돈을 쫒아 움직일 뿐입니다!

만약 주길상을 김동우가 제거했다면, 그 책임을 이창주에게 덮어씌우려고 했을 겁니다.

그럼 이번 살인 사건도 설명이 가능해 집니다.

이창주가 주길상을 붙잡아 린치를 가한 것을 김동우가 알았다고 해도

김동우는 구회장의 질책이 무서워

자신이 직접 보복을 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러던 차에 지창식이 나타났을테고,

김동우는 지창식의 손을 빌려 이창주를 제거하려고 했을 겁니다.


-크흠, 일리가 있군요.


이창주를 제거하려던 김동우에게 주길상의 죽음은 반드시 필요했다. 주길상의 죽음에 대한 보복으로 이창주를 제거했다면 구진호 회장에게 이 일에 대해 대답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희는 삼척 태일방송의 지부장으로 얼마 전에 자리를 옮긴 호란그룹의 전 이사 강기호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강기호?


-구진수 검사와 만나는 장면이 파수꾼에게 포착되었습니다.


-구진수 검사? 호란그룹의 장남 말입니까?


-네.


충격이었다. 호란에서 밀려난 것으로 파악되는 강기호가 호란의 장남 구진수와 만나다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원부장은 쉽게 파악이 되지 않았다.


-크흠, 김동우와 강기호, 그리고 구진수 검사?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긴 한데..., 김동우나 강기호나, 두 사람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인 것 같아요.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원부장은 손가락 하나를 세워 책상을 두들겨 소리를 냈다.


-우리 수사도, 점점 무르익고 있군요. 낱알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떨어지는 걸 보니, 추수를 시작할 때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단단히들 준비 하세요.


원부장은 HONOR CLUB의 존재가 곧 세상에 드러나리라 생각했다. 클럽안에서 웅크리고 세상을 조롱하던 소수의 무리들의 정체도 곧 밝혀지고 말 것이다. 그때가 되면 세상은 공평해 질 것이고 모든 것은 법 아래 있게 될 것이라고, 원부장은 확신했다.




다음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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