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댓글입니다.
1) 별도로 조사해봤는데 희귀하기는 하지만 일란성 남녀 쌍둥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이 경우 여자는 무조건 장애라는 낭설도 허구임을 확인했습니다. 일본에서 초대박 흥행을 기록한 '바라사'라는 작품 역시 일란성 남녀 쌍둥이라는 설정이 핵심입니다.
2) 지금 곤륜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 곤륜괴협입니다. 본산을 위시한 그 모든 유파도 철저하게 멸문당했다는 것이 기본 설정입니다. 그러니 터무니없는 반로환동을 경험한 스스로에 대해 적절하게 해명할 방도는 곤륜괴협의 직전제자라고 둘러대는 것입니다. 더욱이 주인공은 심계가 깊고 치밀한 인물이 아니라 단순무식한 인물입니다. 그러니 주인공의 성정상 대충 그렇게 둘러대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겁니다.
3) 기본적으로 곤륜재건기의 주인공 자체가 허술한 면과 사려 깊은 면을 동시에 지닌 역설적인 인물입니다. 뒤에서 위광호를 복속시킬 때나 공동의 제자들에게 훈계를 할 때는 자신만의 확고한 도론(道論)을 선보입니다. 즉, 자신의 주관을 발휘할 부분에서는 확실히 발휘합니다. 하지만 세상 물정에 어두운 도인 출신답게 일상적인 영역에서는 두 여제자들에게도 휘둘리는 등의 빈틈을 보이기도 합니다.
곤륜재건기는 주인공 담혁건이 거창한 신념에 따라 주도면밀하게 움직이기보다는 그저 망해버린 사문을 재건하고 싶다는 단순한 열정 하나로 시작하여 좌충우돌하며 점점 체계를 갖추어 나가는 스토리입니다. 주인공 담혁건은 원래 협객도 아니고 의인도 아니고 선인도 아니고, 그냥 패도적인 무공광일 뿐입니다.
본질적으로 단순무식하고 과격한 무공 천재입니다. 그런 인물이 곤륜이 망한 걸 알고서, 일종의 개과천선하는 모습을 그려나가는 작품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주인공은 불같은 성정으로 인해 당장은 패도적인 면을 보이지만 점점 곤륜파의 문주답게 바뀌어갑니다. 애어른 같던 성품도 서서히 다듬어지면서 괴팍하지만 협객다운 행보를 걸어 나가게 됩니다. 곤륜파가 재건되고 주인공이 무림천하의 대종사가 되어가는 여정을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하지만 무공 실력과 정신적 성숙이 비례한다는 관점이 무협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에게 무작정 적용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사마외도의 고수들 가운데 극강의 무공 실력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정신연령이 형편없이 낮을 수 있습니다. 정파의 고수라고 해도 괴팍한 성품을 가진 은거 기인들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 글에서는 정신적인 심득을 무공의 경지와 무조건 결부시키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단순무식한 무공광이라는 설정이며, 무공을 연마해온 과정 역시 평범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복수와 탈출에 대한 욕구에 의해 견인되어온 특수한 상황입니다. 그러니 무공의 경지가 정신적인 성숙과 비례한다는 잣대를 담혁건에게까지 무작정 들이대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에게 있어서 동굴에 갇혀 있는 세월은 사실상 잃어버린 세월과도 같습니다. 더군다나 주인공은 동굴에 갇히기 전에도 독불장군처럼 오직 무공수련에만 매진하던 무공광으로 세상물정에 어둡고 인간관계에도 서툴렀습니다. 본래 정신적 성숙이란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면서 이루어지는 것일 테지요. 아무리 무공의 경지가 높아도 이런 요소가 결여된 주인공에게 처음부터 성숙한 풍모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합니다.
부디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지 마시고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를 지켜봐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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